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개미와 슈퍼개미를 가르는 기준 중 하나는 바로 '공시' 여부다. 특정 주식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공시해 봤다'라고 한다면 보통 내공의 투자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공시를 하기 위한 주식의 매집량은 어느 정도까지 되어야 할까? 통상적으로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특정 회사 주식의 5% 정도를 보유하게 될 경우에는 공시의무가 발생한다. 그리고 5% 이후부터는 1%마다 공시하도록 되어 있다. 게다가 여기에는 '소유에 준하는 보유권리'까지 포함하고 있다.
회사 주식의 5%면 대체 얼마?
2023년 2월 6일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380조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5%라면, 금액으로는 19조 원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구조 상으로는 (故)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 그리고 그의 자식들인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3 남매의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합쳐야 5%를 조금 넘어서는 정도다.
특수 주식과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등을 제외하면 가장 시총이 작은 단일 기업 주식은 약 300억 대다. 이런 기업의 경우에도 최소 15억 이상은 주식을 사야 공시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기업의 재무제표를 쭉 살펴보다 보면, 도저히 공시할 정도로 주식을 사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결국 5% 공시에 이를 정도가 된다면, 해당 기업에 대한 엄청난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재무제표상으로도 별게 없는데, 5% 지분 공시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높은 확률로 작전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공시보고 의무자는 누구?
어쩌다보니 특정 회사의 주식을 5% 이상 샀다고 가정해 보자. 회사의 주식담당자가 이를 확인하고 보고하는 것일까? 아니다. 무조건 주식을 매입한 본인이 직접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아주 가끔, 공시란에 '대량 보유상황 보고'라고 하면서 개인 명의가 보고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작년 엄청난 논란이 있었던 '오스템임플란트' 1400억 원 횡령사건의 주범인 이은식 씨가 '동진쎄미켐'의 주식을 매입하자 2021년 10월 바로 공시한 적이 있었다. 이 공시 서류는 여전히 전자공시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고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의무발생일로부터 5 영업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되어있으며, 경영권 참여가 아닌 투자목적의 경우에는 기간을 조금 더 길게 두고 있다.
만약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할 경우에는 '냉각기간'이라고 하여 보고사유가 발생한(지분 5% 이상 취득) 이후 5일까지 주식의 추가 취득이나 의결권 행사는 금지되도록 회사 측의 권리도 보장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공시를 하지 않으면 받게되는 처벌은 무엇일까? 공시의무가 발생하였지만 공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거래정지/금지 또는 임원 해임권고, 고발 및 수사기관 통보, 경고나 주의 등의 행정처분이 이루어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허위기재나 누락에 따른 형사처벌과 과징금 부과대상이 되기도 한다.
보통 공시대상이 되는 경우는 회사의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임직원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행정처분 자체도 의미 있는 처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 투자자의 경우에는 '행정처분'의 의미가 없다. 하지만 단순 투자자도 이러한 공시를 제대로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자산 규모에 대한 공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명까지 해야 되기 때문이다. 즉, 공시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물론 초반에는 경고 정도로 끝나겠지만) 결국 국세청이나 금융당국의 눈길을 끌게 되어 해당 계정을 계속 살펴보게 만든다.
지분공시를 활용한 투자 전략
지분공시를 활용하게 될 경우에는 다양한 투자전략을 세워볼 수 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는 주식의 경우에는 지배주주 간의 지분경쟁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식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한진(대한항공)의 지분경쟁으로 인해 가격이 많이 상승하기도 했다. 이런 공시내용을 활용한다면 주식의 단기전략에 괜찮은 효과를 줄 수 있다.
또한 슈퍼개미들의 지분현황을 확인하고 참고로 하기도 좋다. 한국거래소(KRX)는 지분정보와 현황을 직접 볼 수 있는 사이트로 'KRX감시통합포털'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해당 서비스를 중지한 상태다. 해당 내용이 업데이트되면 관련 내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현재에는 전자공시 사이트를 통해 각 회사별로 지분공시를 확인하는 것도 대체할 방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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