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있는 '피지컬 100'에 대한 짧은 감상이다.
피지컬 100 출연자 - 생각이 움직임을 만드는 사람들
운동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몸이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신경이 좋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감각이 좋은 것이 곧 운동능력임을 말한다.
피지컬 100의 '5회: 초대받지 않은 손님' 에피소드를 보았는데 여기서 느껴지는 점이 있었다. 민첩한 운동신경을 지닌 사람들이 판단력과 다른 사람들과의 협응력이 좋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들이 스턴트 배우인 김다영과 스켈레톤 선수인 윤성빈이었다.
먼저, 김다영 배우. 그녀가 평소 노출되어 있는 환경은 촬영을 위한 스턴트 현장이다. 이 때문에 안전과 장면을 만들기 위한 분업이 상당히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 이 덕분에 김다영 배우은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여 수행하면서도 꼼꼼하게 마무리를 했다. 자신의 피지컬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전체적인 팀 활동에 대한 기여도가 높았다.
김다영 배우의 인스타그램 - 바로가기
영상으로는 키가 상당히 작아 보였는데, 그 작은 키를 매우 잘 활용하는 움직임들을 보여주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많은 양의 근육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신체능력이 안정적이고 똑똑하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다음은 윤성빈 선수. 윤성빈 선수는 최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운동에 도전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웬만한 종목들을 다 잘한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보여준다. 다만 이 에피소드를 통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바로 그의 태도였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의 인터뷰에서 '승리'하겠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반면, 윤성빈 선수는 유일하게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 의견대로 즐기면서 하고서 승리를 차지한다.
윤성빈 선수의 유튜브 채널이나 피지컬 100에서 보여주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의 움직임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제는 금메달의 목표가 아닌 완연히 '즐기는 자' 모드가 되어 있어서 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즐기기 위한 움직임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여유로우면서도 효율이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뇌 과학에서 운동을 강조하는 이유
의외로 많은 뇌 과학 전문서적이나 교양서적에서 운동을 강조한다. 단순히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Sound Body, Sound Mind)'는 말 때문이 아니다. 바로 뇌 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용 때문이다.
생각은 뇌 내부의 뉴런 신경계에서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움직이며 벌어지는 것이고, 운동은 뇌 바깥에서 신경계를 확장하며 신경전달물질의 신호를 빠르게 주고받는 것이다. 그래서 뇌가 인식하는 생각과 움직임은 사실상 동일한 것이다.
출간된 지는 오래되었지만, 뇌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뇌, 생각의 출현(박문호, 2008)'이라는 책을 보면 말미잘의 이야기가 나온다. 말미잘은 번식이 진행된 최초의 수정체 상태로 바다를 떠돌아다닐 때에는 '뇌'에 해당하는 세포가 발달한다. 그러다가 정착생활을 시작할 바위에 도착하고 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바로 '뇌'에 해당하는 세포를 소화시켜 버리고 에너지로 활용한다. '뇌'가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생물로 살아가는 것이다.
생명체에게 있어서 움직임은 곧 생각이다. 말미잘의 사례를 통해 보여지는 특성은 움직임이 없다면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뇌의 기능 대부분은 '움직이기 위한' 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다시 말해, 움직임이 확장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생각이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은 어떻게 움직임에 영향을 줄까? 뇌 연구를 다룬 다양한 서적에 언제나 등장하는 사례로 실제 신체 운동이 없는 상태에서 꾸준하게 생각만으로 운동을 하더라도 근력이 성장한다. 운동을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신체는 똑같이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탑티어의 운동선수들이 구체적으로 심상을 그려내는 상상 훈련(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다.
운동과 생각, 이 두 가지는 완전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동일한 행위인 셈이다.
피지컬 100의 출연자들을 보면 개인적으로 몸에 대한 감탄보단, 그들의 생각과 판단력이 더 관심이 간다. 그래서 가만 지켜보면 판단력이 좋다는 느낌이 오는 출연자들은 주로 격투기 선수 거나, 여러 사람들과 경쟁하는 스포츠 종목 출신인 경우가 많았다. 몸을 '만들었다'기 보다는, 그 생각의 결과로 몸이 '만들어진' 느낌이었다.
뇌는 언제나 새로운 자극을 원하고, 새로운 움직임을 원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성장한다. 역시나 뇌를 성장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 새로운 움직임을 배우는 것도 상당히 좋은 뇌 발달의 도구가 될 것이다.
뇌와 관련된 이야기 -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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