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JYP엔터테인먼트(JYP Ent. KOSDAQ 035900)가 4%가량 상승하였다. 최근 한 달 사이에 SM엔터테인먼트의 분쟁이나 YG엔터의 신규 그룹 론칭과 달리 조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와중에 신고가를 찍었다.
애매한 데 신고가를 달리는 JYP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3대 엔터사로 손꼽힌 박진영의 JYP가 조용히 신고가를 달성하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4분기 실적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급등하였다.
JYP 엔터테인먼트는 우회상장을 하는 방법으로 코스닥에 입성하였으며 현재는 JYP Japan, HK, Bejing, Pictures, Publishing, USA, 360 등 여러 자회사로 구성되어 있고, 아티스트들을 레이블 별(본부)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들은 2PM, 스트레이키즈, Itzy, 트와이스, 박진영, NMIXX, NiziU 등이 있다. 배우 부문의 경우에는 2019년 분리시키면서 일부 배우들만이 남아는 상태.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음악 쪽으로 특화되어 있다.
2020년 일본에서 데뷔한 니쥬(NiziU)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뉴스가 여러 차례 보도되었지만, 최근에는 인기가 사그라들어서 큰 화제가 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각 아티스트의 팬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현재 JYP 소속 아티스트 라인업을 본다면 사실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애매한 상황이다. 근데 JYP엔터가 신고가를 달리는 이유가 있을까?
트와이스가 이제 달린다.
이전에 YG엔터의 '베이비 몬스터'런칭이나, 블랙핑크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엔터주 전반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
요약하자면,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매체(YouTube 등 SNS)로 한국 아티스트가 관심을 받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이 상태에서 콘서트가 재개된다면 수익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리스키(Risky)한 부분은 인기가 식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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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에 주목을 했던 이유는 이들이 지니고 있는 '월드투어'의 파워가 막강했기 때문이다. BTS가 군복무로 활동이 어려운 상태에서 '월드투어'가 가능한 아티스트는 YG 소속 연예인들 외에 거의 없었다.
사실 아시아권 투어는 '월드투어'로 꼽는데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K-pop 대표가수 급에서는 아시아 국가에서의 동원 규모가 크게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유명 아이돌 그룹의 경우 대부분 중국, 일본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투어가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서 '급'의 차이를 가져오는 부분은 바로 유럽과 미국투어가 가능한지 여부다. 최근 K-pop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간과하게 되긴 하지만, K-Pop 자체는 여전히 서구권에서 마이너 한 영역의 문화다.
제 아무리 BTS가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K-pop 남성 아이돌의 경우에는 '게이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여성 아이돌의 경우 너무 어려보이는 소녀들이 공연한다는 시각이 있다. (그래서 실제로도 K-pop을 좋아하는 서구 남성팬들의 경우 성소수자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BTS의 월드투어나 블랙핑크의 월드투어가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여기서, 트와이스가 갑자기 껴들었다.
JYP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트와이스의 월드투어 플랜을 보면, 그 이전에 없었던 호주와 북미가 추가되었다. 게다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Part 1' 이라고 딱지를 붙여놓았다. 6월 9일까지의 계획표인 것을 보면, 하반기 공연이 또 한 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데뷔 이후 큰 불협화음 없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호주와 북미 투어라니? 이게 생각보다 놀라운 일이다. 한국을 제외한 각 투어 개최지의 수용인원 규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쿠도스 뱅크 아레나(Qudos Bank Arena), 시드니 - 약 21,000석 규모
- 로드 레이버 아레나(Rod Laver Arena), 멜버른 - 약 14,800석 규모
- 얀마 스타디움 (Yanmar Stadium), 오사카 - 최대 50,000 명
-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Ajinomoto Stadium), 도쿄 - 최대 48,000 명
- 소피 스타디움 (Sofi Stadium), 로스앤젤리스 - 최대 100,000 명
- 오클랜드 아레나 (Oakland Arena), 오클랜드 - 약 19,500석 규모
- 터코마 돔(Tacoma Dome), 시애틀 - 약 20,000석 규모
- 글로브 라이프 필드(Globe Life Field), 달라스 - 약 40,000석 규모
- 토요타 센터 (Toyota Center), 휴스턴 - 약 18,000석 규모
- 유나이티드 센터 (United Center), 시카고 - 약 20,000석 규모
- 스코샤뱅크 아레나 (Scotibank Arena), 토론토 - 약 19,800석 규모
-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Metlife Stadium), 뉴욕 - 약 80,000석 규모
- 트러스트 파크 (Trust Park), 애틀랜타 - 약 40,000석 규모
이 중에서 로스앤젤레스의 소피 스타디움이나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의 경우 각각 10만 명에 육박하는 수용인원을 보이고 있어서 거의 '넘사'수준이다.
첫 이틀 간 열리는 한국 공연 좌석수가 약 14,000석, 이틀간 28,000석 규모에 일본을 제외한 호주와 북미의 동원인원을 보수적으로 50%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20만 명가량이 공연을 보게 되는 셈이다.(호주+북미 최대 좌석수 약 393,100 석)
이 새로운 투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JYP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현재 JYP의 2022년 3분기 보고서(사업보고서는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 따르면 콘서트 매출액은 약 200억 가량 된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과 2020년 콘서트 매출액은 10억원 수준이었고, 코로나 이전 2019년의 실적 또한 약 200억이었다.
곧 발표될 22년 사업보고서에는 아마 콘서트 매출액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3분기까지 코로나 이전 내역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현재 JYP에는 스트레이 키즈라는 그룹이 있지만, 전체 콘서트 매출액의 약 30~40%는 트와이스가 가져왔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략 200억의 매출액 중, 최대 80억(혹은 그 이상)이 트와이스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에 동원된 관객수와 최소한 비슷한 숫자가 호주와 북미에서 동원된다면 결국 매출액은 최소 더블이 된다는 것이다.
과연 어느 정도로 매출이 성장할지는 내년에 알게 될 것이다.
트와이스에게 대체 무슨 일이?
JYP가 키운 아티스트들은 꽤나 시끄러웠다. 비(정지훈)를 비롯하여 GOD, 미스에이, 박재범 등 쟁쟁한 스타들을 키워냈지만 이들과의 불협화음이 많았다. 물론 박진영과 아티스트 간의 개인적인 사이들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트와이스의 경우에는 기존 '미스에이'에서 '수지'만 엄청난 관심을 받고 나머지 멤버들이 잊혀 갔던 선례가 있어서 개인활동이 매우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상 데뷔 6년 차의 아이돌 그룹이라면 대부분 개인활동을 하며 독립을 준비하는 편이지만, 트와이스의 경우에는 멤버 전원이 재계약을 하면서 그룹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완전체 상태로 북미와 호주 투어를 돌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특히 그동안 BTS와 블랙핑크가 다져놓은 K-pop의 기반을 통해 혜택을 받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래 예상이 되었던 점은 K-pop이 주목을 받으면서 각 소속사의 신규 아티스트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노출되는 '파이프 라인'을 형성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경쟁관계의 다른 아티스트들이 노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트와이스 역시 BTS, 블랙핑크에 의해 세계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상태에서 같은 소속사의 '스트레이 키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예상보다는 아무래도 '에스파'와 같은 완성도 높은 타 그룹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JYP 엔터의 신고가는 꽤나 의외의 사건이다. 특히 에스엠이 경영권 분쟁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타이밍에 더불어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엔터 관련 주식들의 인기가 함께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곧 다가온 JYP의 주주총회와 트와이스의 공연소식을 지켜본다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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