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주요 건물을 분할하여 사무실로 재임대하는 사업모델이었던 '위워크'가 결국 파산 보호 신청을 하였다.
공유경제의 상징 - 위워크(WeWork)
미국 도심에서 사무실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던 점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했던 위워크. 사업의 규모에 따라 사무실 규모 계약을 전환할 수 있고, 다른 지점까지 같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혁신을 이루어냈다.
2008년 이스라엘 출신의 아담 뉴먼과 미국인 미겔 멕켈비가 '친환경 협업 공간'이라는 타이틀로 '그린데스크'를 설립하면서 사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를 매각하고 2010년 뉴욕 소호에 '위워크'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하였다.
뉴욕 소호의 경우에는 한 달 임대료가 한국돈으로 수천만 원에 이를 만큼 비싼 곳이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이 감히 들어갈 수가 없는 곳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 회사들에게 분할하여 사무실을 임대하는 방식을 실행한 것.
특히 2013년 전후로 성장한 '블록체인'사업과 IT 사업 스타트업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사업은 승승장구하기 시작하였다. 이 덕분에 '스타트업들을 키워내는 스타트업'이라는 포지션을 확보하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2014년에는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쟁쟁한 투자자들을 확보하였고, 해외로의 진출도 시작하였다. 한국에도 2016년 진출하기 시작하여 현재 1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5년 무렵 기업 가치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며, 지분판매를 통해 회사 운영자금을 유치하였다. 약 1%의 지분만 매각하여도 1억 달러(1천억 원) 가량을 받았던 셈이다. 위워크는 한국 돈으로 수천억을 수혈받으며 위워크 입주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운동센터 등을 이용하면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성장하던 타이밍인 2017년 무렵,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44억 달러를 투자받게 된다. 이 당시 위워크는 2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었다.
IPO와 동시에 시작된 몰락
승승장구하던 위워크는 당연히 IPO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 IPO 직전에 이루어진 평가로는 기업가치가 470억달러, 한국 돈으로 약 50조에 달하고 있었다.
그러나 IPO를 준비하는 위워크의 장부는 참혹했다. 매출 18억달러 중, 영업손실이 17억 달러에 달했던 것이다. 순간 잘못 보면 1억 달러가 남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영업손실은 매출에서 부대비용을 제외한 순수이익분을 말한다. 즉, 매출이 18억 달러이며 회사의 모든 비용이 35억 달러였던 것이다. 장부는 -17억 달러였던 셈.
이러한 몰락은 왜 발생한 것일까? 각종 자료에 등장하는 창업자 아담 뉴먼의 만행도 분명 한 몫 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임대업 종이 지니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었다.
위워크가 표방하였던 '공유오피스'의 개념은 결국 비싼 부동산 자리를 분할하여 임대하는 수준이다. 위워크가 등장한 이후 한국에서도 수많은 공유오피스들이 탄생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결국 제한된 파이를 나눠먹는 정도에 그치는 서비스였던 것이다. 이 말은 결국 더 많은 부동산을 지니고 있는 자본가가 더욱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워크의 '올려치기'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점차 문제가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이로 인해 2021년 상장은 되었지만 기업가치는 점차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50조 원에 달하던 기업가치는 시장의 냉혹한 평가 앞에서 5천억 수준으로 99% 급감하였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의 경우 65억달러를 내리 투자하였지만, 현재 전체 기업가치가 4억 달러 수준이다. 지분을 계산하면 비전펀드가 지니고 있는 가치는 더욱 낮아진다. 손정의는 7조에 달하는 손실을 본 셈이다.
위워크의 파산 영향은?
엄밀히 위워크의 파산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유경제의 대표주자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업체 중 하나였지만, 결국 대단한 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셈.
현재 한국에서 운영중인 위워크는 정상 영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흑자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위워크라는 이름을 바꾸고 독립적인 운영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이와 별개로 재미있는 점은 공유경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우버'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우버의 경우 한국에서 택시업계의 반발로 인해 사실상 택시호출 앱 수준으로 전락하였다. 그러나 IPO도 성공적이었으며, 현재 적자를 탈출하면서 여전히 잘 유지가 되고 있는 상황. 위워크의 경우 미국에서는 파산했지만, 한국에서는 또 업계 1위를 유지하며 우수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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