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세탁기가 얼어버리게 되면 참 난감하다. 당장 입어야 할 속옷이나 옷이 없을 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세탁기를 쉽게 녹이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세탁기는 왜 얼까? 기계에 남아있는 소량의 수분 때문에!
오피스텔이나 신축 원룸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세탁기가 잘 얼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간절약을 위해 싱크대에 세탁기가 연결되어 보통 세탁기가 실내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와 달리 세탁기가 건물 외부, 혹은 베란다에 위치한다면 요즘과 같은 한파에 쉽게 얼곤 한다. 세탁기가 왜 얼어붙는 것일까? 바로 세탁기에 남아있는 소량의 수분 때문이다. 이 수분이 얼게 되면 세탁기의 부품들이 작동을 멈추게 된다.
특히 드럼식 세탁기의 경우에는 기계 후면으로 펌프를 작동시켜 물을 빼내게 되는데, 기계 내부의 물을 100% 빼내는 것이 아니다. 약 500ml~1L가량의 물이 세탁기 하단에 고여있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통칭 '잔수'라고 부르며, 이 잔수는 드럼세탁기의 앞면에서 빼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드럼세탁기의 경우에는 내부 잔수가 얼면 펌프가 움직이지 않기 시작하기 때문에 보통 세탁기가 멈추게 된다.
보통 세탁기가 얼어서 작동을 멈추는 것은 '배수기관' 부분이다. 모터의 경우에는 주변이 얼어붙어 있다 하더라도 사실 작동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 다만 배수펌프와 배수관의 경우에는 세탁시간 동안에는 물이 나가지 못하도록 버티고 있다가, 배수가 시작되면 가볍게 열려야 한다. 그러나 이 배수펌프가 얼면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세탁기가 얼었을 때 해결하는 방법
세탁기가 얼어서 작동을 멈추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1) 급수호스가 얼었을 때
증상 - 세탁기를 작동시켰지만, '웅-'하는 소리만 나면서 세탁기 내부로 물이 채워지질 않는다.
해결방법 - 이는 보통 세탁기로 물이 들어가는 급수호스가 얼었을 경우에 해당한다. 이 때는 헤어드라이기 등을 이용하여 급수호스 주변을 따뜻하게 해주면 금세 녹는다. 호스 전체를 어느 정도 녹여줘야 하고, 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하면 흐르는 물에 의해 호스 내부의 얼음들이 녹는다. 만약 수도관 자체가 얼어버렸을 경우에는, 이 방식이 통하지 않으며 수도관이 녹기를 기다려야 한다.
예방방법 - 한파가 닥치기 전에 연결된 수도를 잠그고, 호스 내부의 물을 비워두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2) 배수호스가 얼었을 때
증상 - 세탁기가 돌아가고 '헹굼', 또는 '탈수'를 진행시키려고 하는데 물이 빠져나가는 듯한 소리가 나다가 멈추고 더 이상 진행이 되질 않는다. 배수관을 만져보면 얼음이 차 있어서 '묵직한' 느낌이 든다.
해결방법 - 마찬가지로 물이 이동할 수 있을 만큼만이라도 호스를 녹이면 된다. 마찬가지로 헤어드라이기로 주변을 녹이고 나면 호스 내부의 얼음들이 부서지며 이동을 하게 된다.
예방방법 - 한파가 닥치기 전에 세탁을 마치고서 배수관을 들어올려 내부의 물이 남아있지 않도록 해주면 된다.
3) 세탁기 내부가 얼었을 때 - 결빙방지 모드 사용
증상 - 사실 세탁기 내부가 완전히 얼어붙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급작스러운 한파가 닥치게 되면 내부의 잔수까지 얼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배수호스가 얼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배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헹굼 코스나 탈수코스가 진행되지 않는다. 배수호스가 얼었을 때와 달리 호스에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많다.
해결방법 - 세탁을 하기 전, 세탁기 내부에 약 60도 이상의 뜨끈한 물을 10리터 이상 부어두고 도어를 닫는다. 그리고 약 30분에서 1시간 가량 기다린 후 '탈수'모드를 진행해 본다. 60도 이상의 뜨끈한 물은 보통 보일러 온수를 가장 뜨겁게 하여 준비하거나, 냄비나 주전자 등을 이용하여 물을 끓여서 준비하면 된다.
처음 뜨거운 물을 넣으면 기기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기기부품이 팽창하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 상태로 약 30분 이상 있으면, 기계 내부에서 얼었던 부품들이 대부분 녹게 된다. 이 상태로 탈수를 진행하면 식어서 따뜻해진 물이 배수관 등을 모두 지나며 세탁이 가능하도록 회복된다.
예방방법 - 한파가 닥치기 전에 세탁을 마친 후, 드럼세탁기의 경우에 있는 '잔수 호스'를 열어서 내부의 수분을 최대한 빼면 된다. 또는 '결빙방지 모드'를 지원하는 세탁기라면 결빙방지 모드를 사용하면 된다. 삼성 세탁기 일부 모델들이 이러한 '결빙방지 모드'를 채택하고 있는데, 전원을 켜고 [예약]+[탈수] 를 동시에 3초 이상 누르면 작동한다. (모델마다 다른 경우가 있는데 [종료예약]+[탈수세기] 를 함께 누르는 경우도 있다. 또는, 결빙방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제품 매뉴얼을 참조하면 좋다.)
결빙방지 모드의 경우 16시간 뒤 자동해제되며, 밤 시간에 작동을 해놓는다면 안심할 수 있다.
세탁기를 얼리지 않으려면
세탁기를 얼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부에 남아있는 물을 최대한 빼주는 것이 가장 좋다. 잔수 호스등을 잘 체크하여 물을 내보내면 좋고, 배수관도 접혀서 물이 고여있지 않도록 잘 정리해 준다면 어는 경우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무리가 가지 않는 옷감이라면 따뜻한 물을 이용하여 빨래를 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겠다.
그리고 조금 힘들더라도 햇빛이 비추는 낮시간에 세탁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세탁기와 주변까지는 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온도가 더 내려가는 한밤에 세탁을 하게 되면 건물의 배수관 자체가 얼어붙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배수관 자체가 얼어붙어버리면 건물 전체에서 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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