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소개했던 전자공시(http://dart.fss.or.kr) 에서 사업보고서를 보기 시작했다면
그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숫자'인 재무제표를 읽어나가기 시작해야 한다.
사실 재무제표는 어렸을 때 작성하는 용돈기입장이나, 집안 살림을 하며 작성하는 가계부와 크게 다르진 않다.
이 회사에 들어오는 돈, 그리고 나가는 돈이 모두 기록되는 곳이다.
다만 처음 이 재무제표를 보면 막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가장 먼저 보아야 하는 3가지를 정리해본다.
우선 여기서 보는 재무제표는 보통 사업보고서 상의 3번 항목에 해당하는 '재무에 관한 사항'에 있는 재무제표들 중에 '요약재무정보'이다.
'연결재무제표'와 '재무제표'라는 두 가지 상세보고서가 더 첨부되긴 하지만,
자신이 기업을 대략적으로 살펴볼 때에는 요약재무정보만 간단히 살펴보면 충분하다.
요약재무정보에서 괜찮은 숫자가 보인다면, 그 다음 상세보고서를 보고 깊게 파면 된다.
핵심내용 1. 재무제표는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 자산, 부채, 자본, 그리고 사업결과
재무제표는 기본적으로 네 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먼저 가장 윗 부분에 나오는 '자산(Asset)'부분이다.
자산 부분에는 이 회사가 지니고 있는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나누어 기재한다.
자산 부분을 쭉 읽어보면 이 회사가 결국 얼마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내용인데,
세세한 내용은 나중에 보고 자산 부분의 가장 아래칸인 '자산총계'의 숫자가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회사가 지고 있는 모든 빚(?)에 해당하는 부채가 등장한다.
마찬가지로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나누어서 기재하는데,
자산과 비슷하게 빨리 갚아야 하는 부채와, 천천히 갚아도 되는 부채로 나뉜다.
마찬가지로 가장 아래에 '부채총계'라는 숫자로 이 회사가 지니고 있는 빚이 표기된다.
그 다음은 자본 부분인데,
방금 이야기 한 '자산총계' 에서 '부채총계'를 빼면 나오는 값을 세분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업내용에 대한 부분'이 나오게 되는데
매출, 영업이익 등등이 여기서 등장하게 된다.
이 중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결국 가장 중요한데,
매출액은 물건/서비스를 판매한 전체 금액을 말하고
영업이익은 물건/서비스를 판매한 금액에서 소요된 급여/원자재 가격 등 비용을 제외한 순수이익을 말한다.
즉, 내가 라면을 만들어서 개당 1500원에 파는 회사라면
1500원 X 라면 판매 갯수 = 매출액
매출액 - 라면제조 원가 (밀가루, 기계, 임금, 광고비 등등) = 영업이익
그래서 매출액이 크다는 것은 분명 사업이 잘 돌아간다는 의미다.
다만, 제조원가가 높아서 영업이익이 매우 적다면 이 회사가 '양으로 승부하는 회사'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영업이익과 매출액의 비율을 따지는 것이 '영업이익률'이라는 개념이다.
통상적으로 일반 제조업은 영업이익률이 약 5% 전후이고,
IT 회사 등의 경우에는 영업이익률이 이를 훨씬 넘어간다.
항공서비스업 등의 경우에는 영업이익률이 겨우 1% 밖에 안나오는 경우도 있다.
핵심내용 2. 재무제표의 괄호 숫자는 마이너스다.
재무제표를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대단한 게 아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은 헷갈릴 수도 있는 부분이라 아주 중요한 내용이다.
바로 괄호로 표기되는 숫자들은 해당 항목에 대해서 정 반대의 값이란 것이다.
예를들어 영업이익 칸에 (10억) 이라고 써 있다고 하면, 이 회사는 영업손실을 10억 낸 것이다.
그래서 사업내용을 살펴볼 때, 괄호 숫자가 나오는 경우는 항목을 잘 확인하며 넘어가야 한다.
핵심내용 3. 채무 부분은 유동부채를 우선해서 보자.
자산과 부채의 내용을 보면 '유동'과 '비유동'으로 나뉘어 있는데,
현재 회계기준으로 유동과 비유동의 기준은 1년이다.
유동자산의 경우에는 '현금' 또는 '현금에 준하는 자산'인데 1년 이내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들을 말한다.
비유동자산은 현금화 하는 데 1년이 넘게 걸리는 자산이기 때문에 '부동산'등이 포함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동부채의 경우에는 1년 내로 갚아야 하는 빚에 해당한다.
소위 말하는 '단기운전자금'과 같은 돈도 여기 포함되고,
오래된 빚의 상환기간이 1년 내로 돌아왔을 때도 여기에 포함된다.
물론 비유동부채는 상환기간이 1년 넘게 남아있는 경우다.
여기서 유동과 비유동의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빚도 자산이다' 라는 말 때문이다.
회사의 입장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원재료를 사오거나, 새로운 사업을 위해 공장을 확장하거나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 것을 모두 자신의 영업이익금으로 늘린다고 하면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외부투자, 또는 대출금, 대여금 등으로 제품생산의 역량을 확 늘리게 되는데
여기서 1년 이상 당장 갚지 않아도 되는 돈 = 비유동부채 는 사실상 '원재료, 인건비' 등에 모두 녹아들어있는 상황이다.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돈은 올해의 사업 수익 내에서 적절히 배분하여 갚아야 하지만
그 이후의 채무는 현재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기업분석을 빠르게 진행할 때 '부채총계'를 볼 것이 아니라, '유동부채'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우선 살펴보는 것이 좋다.
만약 유동부채가 자산이나 매출액 등의 숫자들과 비교해봤는데 너무 크다 싶으면 어서 다른 회사로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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