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발전할수록, 한국은 이득을 본다?
AI의 발전이 매일같이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한 예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젠 AI 패권을 차지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미국과 중국은 이를 위해 엄청난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출산율도 엉망이고, AI에서도 뒤쳐지는 한국은 이제 '망하는 길'만 남은 것처럼 보입니다. AI 서비스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하게 된 여러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절망적인 출산율, 한국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한국의 출산율은 종종 다루긴 했지만, 이미 한국은 1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한국사회 출산율 하락의 원인? 사회 구조적 변화
한국사회 출산율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는 0.84명이지만, 2022년 0.778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약 0.72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사회 출산율 하락의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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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에서도 지적했던 것처럼 출산율은 단순히 '아이를 낳기 싫어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간단하게 '아이를 낳으면 손해를 보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왜일까요?
한국은 약 70년 사이에 엄청난 경제적 시스템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국전쟁이 벌어지기 전만 하더라도 농경위주의 사회였으나, 북한과의 경쟁과 전 세계 사회의 변화와 함께 움직이며 빠르게 공업사회로 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가 복잡하게 얽히게 됩니다.
1. 농업사회는 사람 숫자가 중요했습니다. 동물의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사람의 숫자가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죠.
2. 농업은 자연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매우 '직관적'입니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고, 어른들로부터 전수되는 직접 교육의 가치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사업 자체의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에, 노동력을 위해 낳은 자식들에게 농지를 나눠주게 되면 객단가가 낮아져서 금방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한두 명의 자식에게 물려주는 형태가 더욱 공고해집니다.
3. 1960년대 공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업종에 필요한 인원이 늘어나게 됩니다. 부모로부터 농지를 물려받지 못할 자녀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공장으로의 취직이 진행됩니다. 이 당시 공장의 근무난이도는 낮은 편이지만, 농업과는 달리 '직관적'이진 않습니다. 조금 더 추상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초적인 교육은 필요합니다.
4. 소수의 관리직의 경우에는 더 큰 그림 속을 보면서 일정을 스케쥴링을 해야 하고,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더 추상적인 사고가 필요하죠. 고등교육이 필요한 시점이 됩니다. 이러한 소수의 관리직은 물론 단순 공장노동자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5. 3과 4를 직접 목격하며 농사를 짓던 사람들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현재 시스템의 '농사'로는 답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부모들도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며, 농지는 둘째나 셋째에게 물려주고, 첫째를 대학에 보내는 방식을 취합니다.
6. 공업과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들이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더 많은 '추상적 사고'가 가능한 직원들이 필요하죠. 그래서 대학교육이 사실상 '무조건적인 루트'로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여기에는 농업에 대한 불만과 도시로 가서 성공한 사람들의 신화가 섞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7. 이런 상황에서 1997년에 맞이한 IMF 경제위기는 한국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 이전까지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결혼을 기점으로 끝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외벌이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자식을 케어하며 교육하는 것이 사회적 미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8. IMF 이후로 여성들의 사회진출도 더욱 왕성해졌고, 자녀교육을 위한 비용투자는 더욱 커져갑니다. 이에 따라 출산율이 점차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결혼한 커플이 벌어들이는 돈이 자신들이 생활 수준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교육비용까지 댈 수가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참 아이러니한 게 한국과 유사하게 '고등교육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비슷한 출산율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요약하자면, 1) 대학교육이 필수지만 (=대학교육비용이 기본 생활비용), 2) 대학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한 경우 그 이상의 채산성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답은 둘 중 하나겠죠. '대학교육'과 같은 부분을 기본비용에서 제외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거나,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산업들이 존재하는 사회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저는 후자의 방향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부근에 AI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최근 매일처럼 새로운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AI를 보고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더욱 치고 올라갈 것이고, 중간자들은 모두 소멸할 것이라는 절망적인 예측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AI를 몇 번 사용하며 느낀 것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AI까지 활용한다면 더욱 좋은 아웃풋을 낼 것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AI의 발전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죠.
AI는 기본적으로 모든 업무를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존에 대학교 전공 공부는 마쳤어야 하는 전문지식인 '코딩'도 자연어로 진행하거나, 전문적인 보고서를 만드는 것도 몇 마디 말로 진행할 수 있죠. 즉, AI는 전공의 벽을 허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덕분에 다른 분야로의 융합이 더욱 쉬워진 시대가 열렸습니다.
AI의 인식률이나 정보전달능력이 매우 좋아지고는 있지만, 결국 '질문자의 수준'에 따라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즉, 분야 간의 장벽을 수평적으로 허물고는 있지만, 수직적인 격차는 남아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직적'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초등학생과 대학생, 중학생과 대학원생 등의 학력을 이야기합니다.
즉 AI가 발달하게 될수록, 오히려 한국과 같은 국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어쩌면 한국이 챗GPT 유료구독자 숫자가 가장 많다는 말이 이를 증명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대단한 산업을 형성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AI의 시대, 제네럴리스트의 시대?
이전의 시대는 '전문가'의 시대라고 불렸습니다. 하나만 잘하면 먹고살 수 있다는 의미에서죠. 물론 이건 지금도 통하는 말이지만, 이제 AI의 시대에는 제네럴리스트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특출한 재능을 지닌 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이해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AI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면서 더 많은 연결을 이루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수박 겉핥기식으로 여러 가지를 아는 사람들은 전문성이 없다고 무시당하기 일쑤였지만, 오히려 AI의 시대에는 훨씬 더 큰 잠재력을 지닌 존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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