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한 번쯤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인 조엘 그린블라트의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The Little Book that Beats the Market)'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정말 작다.
책 내용도 그렇게 긴 편은 아니라서,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는 것도 좋다.
예전에는 이 책의 번역본이 없어서
영어 원문을 읽거나, 내용을 찾아보아야 했다.
지금은 이 책의 번역본이 잘 출간되어 있으니
찾아본다면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이 마법공식의 투자전략이 이야기하는 본질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바로 '좋은 기업의 주식을 저렴하게 산다'이다.
이 주식시장의 단순한 명제를
'특별한 감정없이' 골라낼 수 있는 공식을 만들어 낸 것이 바로 '마법공식'이다.
이 '마법공식'을 하나씩 파헤쳐 본다면 다음과 같다.
조엘 그린블라트가 정의한 '좋은 기업'은 단순하다.
바로 벌어들이는 돈에 비하여 회사의 가치가 낮은 곳이다.
'자본수익률'이 높은 회사다.
벌어들이는 돈이 많다는 것도 여러 가지 의미가 될 수 있는데,
그린블라트가 측정한 지표는 바로 '자본수익률'에 해당하는 ROIC다.
'자본수익률'은 ROA, ROE도 있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ROIC였다.
이 세 가지 지표 모두 '자본수익률'을 나타내지만, 성격은 조금씩 다르다.
ROA -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 대비 이익
ROE -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본 대비 이익
ROIC - 회사가 '영업용'으로 사용한 금액 대비 영업이익
ROA는 대출금, 부동산 등을 모두 포함한 회사의 '자산' 대비 이익을 보는 지표이고,
ROE는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순수 '자본'대비 이익을 보는 지표다.
즉, ROA와 ROE는 '매입 자산, 대출금'등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ROA 와 ROE 값의 차이가 크다 = 이 회사는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하여 사업을 하고 있다.
500만 원을 가지고 대출 2,000만 원을 받고, 1,000만 원을 벌었다고 할 때
ROA는 1,000 / 2,500 = 40%
ROE는 1,000 / 500 = 200%
여기서 완전히 '영업용'비용만 떼어서 살펴보는 것이 ROIC인데,
ROA와 ROE와는 달리, 완전히 회사의 영업 목적에 따른 금액만으로 계산된다.
즉, 회사가 만약 회사 돈으로 타회사에 투자를 해서 대박이 났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은 회사의 '영업'관련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제외가 된다고 보면 된다.
그린블라트는 ROIC 수치를 통해 '자기 일에서 돈을 잘 버는' 회사를 찾으려 했던 것 같다.
가끔 주식시장에서는 'A회사가 B회사의 초기주주'라서
B회사의 상장 소식이 들리거나, B회사의 주식 상승 소식에
A회사 주식이 들썩거리는 현상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그린블라트는 이러한 '본업이 아닌 것으로' 흔들리는 주식들을 제외하기 위해
ROIC 값으로 회사를 고른 게 아닐까 싶다.
다음은, '저렴한 회사'다.
과연 어떤 회사가 저렴한 것일까?
바로, 이익수익률이 높은 회사다.
이는 법인세전이익(EBIT)을 EV(시가총액+순차입금)으로 나눈 값으로 확인했다.
EV는 시가총액과 회사의 순차입금을 더한 값이다.
그리고 법인세전이익은 순이익에 세금+이자비용 등을 모두 합산한 금액으로
EV값과 함께 비교하게 되면 현재 회사의 '가치'가 대략 환산이 된다.
그린블라트의 전략은 '자본수익률'이 높은 회사를 순서대로 나열하고,
또 '이익수익률'이 높은 회사를 순서대로 나열한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순서로 상위 20개 정도를 점수를 정하고
'자본수익률 점수 + 이익수익률 점수 = 가장 높은 순서대로 투자한다'라는 심플한 전략을 제시했다.
그리고 매 분기마다 나오는 기업실적을 통해 변화하는 값을 확인한 뒤
하위종목을 교체하는 등의 '리밸런싱'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조엘 그린블라트는 이 공식으로 20년간 83,600%(836배)의 누적수익률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마법공식의 의미
퀀트 투자를 분석하는 사람들에게 '마법공식'은 거의 처음 시작하게 되는 샘플자료 같은 것이다.
다만 이 공식의 수익률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1) 시장의 상황이 변화하였고 2) 한국시장에는 잘 맞지 않는다 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법공식에 대한 공부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투자자가 그때그때 마음 가는 대로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원칙을 정하고 투자하는 '퀀트방식'의 기초를 배울 수 있다는 것과
마법공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새로운 전략으로 변환하거나, 새로운 퀀트 전략을 짜는 기초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는 분들도 '어떤 기업을 사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어떤 수치로 봐야 하는지 고민한다면
나만의 '마법공식'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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