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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사내 유보금이 많은 회사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by 중계붕어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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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0월 3일자 기사에, '100대 기업 사내유보금, 10년간 400조 가까이 늘어' 라는 말이 있었다.

이 외에도 '사내 유보금'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이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뉴스들이 나온다. 하지만, 논조가 그렇게 강경하진 않다. 사내 유보금이라는 것이 어떤 돈인지 다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 유보금은 간단히 정리해서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더한 값이다.
즉, 내 지갑에 보관하고 있는 현금같은 돈이다.

회사의 제무재표를 살펴볼 때에는 '재무에 관한 사항'의 '요약재무제표' 항목에서 하단의 '자본'을 살펴보면 된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신용카드를 쓰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산다. 그렇지만 눈앞에 보이는 물건을 사거나, 카드대금을 결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현금을 사용한다. 회사에 있어서 사내 유보금은 바로 이런 현금같은 존재다.

 

이 돈은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사실 상 모든 곳에 쓸 수 있다. 회사를 위한 부동산 구매, 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차입 채무를 갚을 때 사용해도 되고, 배당을 해도 된다. 근데, 왜 회사들은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을까?

 

회사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최대한 많이 가지고 있는 게' 좋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현금을 쥐고 있다는 게 가장 든든하지 아니한가. 회사에 쌓여있는 채무는 그저 은행 등에 싸게 빌려둔 돈이다. 은행에 1억을 5% 이자로 빌렸다고 한다면, 충분한 사내 유보금이 있는 상태에서는 매달 40만원 정도의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1억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내 유보금이 쌓이는 회사 = 사업이 잘 되는 회사' 다 보니, 회사채 발행, 대출 등이 수월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몇 천억의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대출을 신청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 대출이 되지 않아서 사내 유보금을 사용한다는 말이 나온다면 삼성전자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것이다.

 

즉, 사내 유보금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채무변제'나 '배당'밖에 없고, 그 외에는 비상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 이 비상금을 왜 채무변제나 배당에 사용하지 않을까? 간단하게 말해서 현재 한국 시스템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채무를 변제하고 배당을 하는 기업은 아주 건전하게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는 곳인데, 회사가 오너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라면 사내 유보금이 남으면 남을 수록 어떻게 빼먹을까 고민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내 유보금이 많은 회사를 발견했을 때에는 재무제표를 통해 그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주주에게 사내 유보금을 돌려주는 방식이 바로 '채무변제'와 '배당'이다. 재무제표의 부채 부분을 보면서, 전분기, 전년도에 비해 확연하게 줄어들면서도 회사의 유보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보인다면 적어도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자세는 보이는 곳이다. 이런 곳이라면 나름 건전한 회사로 판단하고 다른 지표들을 살펴봐도 된다.

만약 배당을 하거나, 배당액까지 증액한다? 이런 경우에는 상당히 주주친화적인 회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목할 만 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는 외국계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즉, 채무가 줄어드는지? 배당을 하는지? 또는 대규모 사업확장의 가능성이 있는지까지를 체크해야 보다 안전한 투자가 될 수 있다.

 

만약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오너가 경영하는 회사 중에 마인드가 안좋은 몇몇 회사의 경우에는 배당 자체를 남들에게 돈을 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 회사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돈을 최대한 아끼고 계속 돈을 쟁여두기만 한다. 그러다가 자사주 매입 또는 오너 일가 등의 명의로 주식을 매입하고서 알짜사업을 스스로 상장폐지 하기도 한다. 주식 상장으로 돈을 다 사용한 뒤, 개미주주들을 다 털어내고서 그리고서 신나게 오너 일가에게 배당을 할 뿐.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방문해보면, 생각보다 이런 마인드를 지닌 회사들이 많다. 소위 코리아디스카운트 라고 불리는 저평가의 원인을 본인들이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지내시는 분들.

눈을 크게 뜨고 공부를 잘 하지 않으면 내 돈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런 내용들을 꼭 확인하고, 거를 기업은 빨리 걸러내시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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