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행사가 올해에도 9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도 한국 화랑협회(KIAF)의 키아프 서울(Kiaf Seoul) 함께 진행하여 수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코엑스와 주변 행사장을 방문했습니다. 행사기간 동안에는 8만 2천여 명의 관객이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은 당연히 그저 관람을 위한 행사가 아니고,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고, 소장 미술품을 거래하는 일종의 '그림 장터'입니다. 2023년 행사에서 거래된 금액은 약 600억대였다고 하며, 2024년에도 비슷한 수준(600억대)의 매출을 올렸다고 합니다.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위해 미술품 투자의 세계를 정리해봅니다.
1. 미술품 투자는 돈이 될까?
무엇보다도 먼저 중요한 내용부터 짚고 가야 할 것입니다. 과연 미술품 투자는 과연 돈이 될까요?
2010년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남준우 교수는 "미술품 가격 결정 요인과 투자 수익률 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1998년부터 2008년까지의 미술품 경매자료를 바탕으로 수익률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는 평균 수익률 23.7%에 달하였다.
최근에 진행된 연구에서의 수익률은 조금 낮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의 거래데이터를 통해 분석된 평균 수익률은 10.7%고, 2010년부터 2022년으로 기간을 좁힐 경우에는 4.8%다.
23.7%와 10%, 그리고 5% 남짓의 수익률의 편차는 꽤나 큽니다. 이건 돈이 된다고 보아야 할까요? 아니라고 봐야 할까요? 최근 수익률 상으로는 좋은 수익이 된다고 보이진 않는데요, 이는 미술품 거래의 특성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미술품은 굉장히 '장기간'에 걸쳐 거래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투자를 노리고 매매하는 것보다는 보유하려다가 '파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단기간에 작품을 샀다 파는 방식이라면 수익률을 당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부동산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2010년에 어떤 작품을 사고, 2015년에 팔았다면 그 기간 동안 작가의 입지가 크게 변하지 않는 이상 작품 가격이 많이 변하지 않는다는 게 너무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단한 상을 수상하거나, 사망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한다면 작품의 가격은 크게 변동하겠죠. 익히 알려진 반 고흐의 사례를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반 고흐는 본인의 생전에 아주 적은 돈을 받고 그림을 팔았고, 사망한 뒤에서야 엄청난 금액으로 판매가 되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현재 경매시장에서 수천억 대를 호가하고 있습니다.
경매시장이 언제나 이런 '대박 작품'만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균적인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지만, 그 반대로 수천 %의 수익률이 나올 수도 있는 곳이 바로 미술품 투자의 세계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 세금과 예술적 효과
미술품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직까지 절세효과가 크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미술품의 소유권이 이전될 때 납부하는 세금은 '상속세'와 '양도소득세' 두 종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두 세금을 한 번에 납부할 일은 없죠. 상속을 받거나, 매매를 하거나 둘 중 하나니까요. 보유세나 거래세금이 없는 대신 중개인(화랑이나 경매인)의 수수료가 들어가긴 합니다.
게다가 미술품은 경우에는 거래가격 6천만 원 미만의 작품이나, 생존한 작가의 작품일 경우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즉, 고인이 된 작가의 6천만원 이상의 작품이나 외국 작가 작품에는 22%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양도가액 1억 원 이하의 작품은 최소 9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게 되고, 1억원 초과 작품은 10년 이상 보유 시 9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습니다.
미술품 거래 세금
국내 생존작가 | 국내 사망작가 | 국내 사망작가 | 외국작가 | |
작품가격 | 상관없음 | 6천만원 미만 | 6천만원 이상 | 상관없음 |
납부세금 | 비과세 | 비과세 | 22% | 22% |
또한 미술품이 투자대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연 심미적 효과 때문입니다. 부동산이나 기타 자산들과 달리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여도 예술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보인다는 장점이 있죠. 본인의 예술적 감각을 키우면서 투자이득까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괜찮은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3. 미술품 투자하는 방법은? 매매, 경매참가, 조각투자
미술품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조각투자와 매매, 그리고 경매참가입니다.
조각투자 -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아트 앤 가이드, 소투, 아트투게더 등) 이용
조각투자는 코로나 이후 부각되기 시작한 투자 방식입니다. 앤디 워홀이나 뱅크시 등 세계 유명 작가의 작품을 펀드처럼 조각투자하여 구매한 뒤, 작품을 대여하거나 매각하는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입니다.
현재 한국에는 테사(Tessa), 아트 앤 가이드(Art n Guide), 소투(SoTwo), 아트투게더(Art together) 등이 이러한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수익률은 약 30%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이는 작품이 매각되었을 때의 실현 수익률입니다.
간편하게 소액으로 작품에 투자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작품을 직접 감상하거나 매매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작품매매 - 갤러리(화랑)를 통해 작가의 작품을 구매
가게에서 물건을 사듯,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유명 갤러리나 소규모 갤러리를 방문하여 전시작가의 작품을 보고 구매하거나, Kiaf SEOUL 같은 행사장을 방문하여 작품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구매하는 것은 실제로 작품을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적절한 작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매참가 - 경매를 통한 작품 구매
작품을 구매하는 또 다른 방법은 경매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경매는 갤러리 매매와 달리 공개적으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작품의 시장가치를 파악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접 작품을 소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시장가치를 확인할 수 있죠. 미술작품의 가치는 주관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매 낙찰가격을 기준가격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의 안목이 충분히 있을 경우에는 경매에 직접 참여하는 것도 좋은 미술품 투자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4. 미술품 투자에서 주의할 점은?
큰돈이 움직이는 미술품 투자의 세계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사항은 꼭 주의해야 합니다.
미술품 투자는 기본적으로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작품의 가치는 시간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 이익만을 노리고 미술품 투자를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술품의 가치는 결국 '구매하려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비대칭적인 시장입니다. 내가 10억에 샀다고 하더라도, 20억에 사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결국 더 이상의 가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품은 작품에 대한 투자보다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명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술품 투자는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미리 인지하고 미술품 투자에 임한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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