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에게 있어서 금리의 세계는 너무 어렵다. 특히 경제를 공부한 적 없는 사람이라면 금리라는 말이 크게 와닿지가 않는다. (물론 경제를 공부해도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주식투자를 할 때, 금리를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본다.
금리 = 돈의 흐름을 만드는 규칙
기본적으로 모든 경제활동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돈의 흐름이다. 내 노동력을 투입하여 돈을 벌어들이고, 그 돈으로 필요한 물건들을 산다. 그리고 그 물건을 판 사람은 벌어들인 돈으로 또 다른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저축을 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거래의 대가로 돈을 주고받으면서 어디론가 보관하고 옮겨지는 것이 바로 돈의 흐름이다. 누군가가 욕심을 내서 돈의 흐름을 막고 자꾸 가두면서 쌓아놓게 된다면 전체적인 경제활동은 멈추게 될 것이다.
이자와 금리라는 것은 바로 이런 돈의 흐름(=경제적 순환)을 계속 생겨나게 만드는 원리라고 보면 되겠다.
이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호하게 된다.
- 저금통에 동전을 보관하는 것보다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은행에 저축을 한다.
- 은행에 저축을 하고 있는 것 보다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는 투자 또는 대여를 한다.
일반적으로 뉴스에 나오는 금리를 보면서 자기 은행 계좌의 이자나 대출 이자만을 생각한다면 가장 일차원적인 생각에 머무는 셈이다. 금리는 결국 돈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인지 가늠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1% 오른다, 내린다"라는 뉴스에서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바로 금융시장에서의 돈의 흐름이다.
금리에 따른 돈의 흐름 예시
기준금리가 1% 오른다라고 하면, 대출금리 역시 1% 이상 오르게 된다. (엄밀하게 기준금리와 대출금리는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움직인다.)
내가 만약 작은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사업이 잘 되기 시작하여 더 큰 가게를 빌리려고 한다고 해보자.
더 큰 가게를 빌리기 위해 5천만 원 정도를 대출받으려는데, 대출 금리가 3%에서 4%로 오른다고 한다면 1년 간의 이자 부담액이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약 50만 원가량 오르게 된다. 이 50만 원의 부담은 결국 가게의 매출로 메꿔야 한다.
1년 간 50만원의 이자부담이 힘들다면 사실 그 사업이 잘못되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대출금액이 5천만 원이 아니라, 50억이라면 어떨까? 1년 간 5천만 원을 더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사업 확장을 위해 추가로 돈을 빌리려는 마음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 기피현상은 소규모 사업장이 아니라, 대규모 사업장에서부터 먼저 발생하게 된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야 하거나,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신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사업 진행을 멈추게 되는 것이다.
사업장을 임대해 주는 임대업자들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시중 상가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을 5%로 잡고 시작했다면, 기준금리의 인상으로 사실상 투자수익률 1%가 깎여나가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는 부동산에 투자하려던 돈의 흐름이 늦어지고,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곳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게 된다. 물론 이 반대로 금리가 1% 낮아진다면,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부동산 임대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금리는 단순히 예금과 대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돈의 흐름을 잡아주는 지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에 대한 뉴스가 있을 때에는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사업과 어떠한 연관이 있을지 잘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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