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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프랜차이즈가 쉽지 않은 이유 - 요식업은 어떻게 돈을 벌까?

by 중계붕어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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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으로 인해 요식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으로 나왔던 백종원과 안성재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사람은 한국 프랜차이즈 요식업의 대부고, 한 사람은 미슐랭 3 스타라는 셰프로서의 끝판왕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요리로 돈을 번 다면, 이 두 사람이 가장 잘 버는 사람들일 텐데 이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 것일까? 요식업에 대해 정리해 본다.

안성재와 백종원 (출처: 백종원의 요리비책)
안성재와 백종원 (출처: 백종원의 요리비책)

요식업의 이익구조 - '맛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업

요식업의 이익구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간단하게 '엔터테인먼트 업종'이라 정리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로 하여금 '맛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 맛있는 경험'을 제공할 때, 돈을 더 번다.

 

맛있는 경험의 지향점이 '고급스럽고 특이한 맛'이라는 방향이라면 파인다이닝이 되는 것이고,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식당이라면 '백반집'같은 형태가 되기도 한다.

 

객단가가 높은 요리를 제공하면서 충분한 서비스를 하는 식당(=파인다이닝)이 되거나, 객단가는 낮지만 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회전하는 식당(=백반집)이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요식업은 더 저렴한 식재료를 이용하거나,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할 때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저렴한 식재료로는 맛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더 많은 판매로 이익을 높이는 방향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점이 있다. 방문객이 늘어날수록 이익은 늘어나지만, 가게의 규모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시간당 접객할 수 있는 손님의 수가 정해져 있고, 각 테이블에서 주문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테이블/손님의 객단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거나, 객단가가 낮은 대신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정하게 되는 것이다.

 

객단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한 파인다이닝 류에서는 안성재 셰프의 '모수'와 같은 곳들이 완성형이라 할 수 있겠다. 고급 재료를 이용하여, 새로운 조리법을 접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1인분에 30~40만 원에 육박하는 식대와 주류 페어링 등을 통해 객단가를 최대한 높인다.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게 하는 '백반집' 같은 류는 막국수집, 해장국집, 국밥집, 삼겹살집 등이다. 소위 이런 방향으로 '잘 되는 유명한 식당'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탄수화물을 메인으로 이용하는 식당.

국수, 빵, 냉면 등 탄수화물 재료를 메인으로 이용하는 식당인 경우가 많다. 밀가루나 메밀가루의 경우에는 고기에 비해서 보관이 용이하고, 직접 제면 할 경우에는 이익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그래서 교외의 식당들을 보면 자가제면을 하는 큰 규모의 식당들이 많이 보인다.

 

2. 오래 또는 많이 요리할 때 맛있는 요리를 하는 식당 (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요리)

예를 들어 '국밥'이나 '해장국'류의 경우 오래 끓이거나, 음식의 양이 많을 때 더 맛있는 경우가 많다. 기름이 많이 튀는 고기를 굽는 식당도 마찬가지다. 잘 되는 식당들의 음식은 이처럼 '집에서 만들기 쉽지 않은' 요리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

 

3. 식재료가 단순하게 구성된 메뉴

손님의 입장에는 메뉴가 다양하다 하더라도, 주방의 시선으로는 단순한 메뉴를 구성한 경우가 많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식당의 여러 요리가 공유하고 있는 식재료가 많다는 것이다.

 

주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A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들과 B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면, 각 요리의 재고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A, B, C 요리가 대부분을 공유하고, 일부 재료만 다르다면 어떨까? 각 요리의 판매량에 따라 재료관리가 용이해진다.

 

1, 2번 특성의 경우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3번 특성의 경우에는 메뉴판을 잘 살펴봐야 파악할 수 있다.

 

직접 양지를 끓여서 국물을 내는 냉면집이라면, 국물을 우려낸 양지를 썰어서 '수육'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냉면과 수육이 동시에 존재하는 집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냉면 육수를 공장에서 사 오는 경우라면, 수육 메뉴를 넣기 위해서는 수육을 별도로 수급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식업에서 낼 수 있는 최대의 수익은 어느 정도일까? 이는 누구나 쉽게 계산할 수 있는데, (테이블 수) X(타임 수) X(객단가) = 대략적인 최대수익이다. 여기서 가게 임대료, 직원 인건비, 식재료비를 제하는 것이 최대 순익이다.

 

이렇게 몇 번 머릿속에서 계산을 해보면 대충 답이 나온다. 처음에 체력이 좋을 때에는 그 돈이 괜찮게 느껴지지만, 점차 몸이 힘들어지고, 상황이 적응되기 시작하면 '나를 갈아 넣은 돈이 이 정도밖에 안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요식업에는 수익화의 두 번째 트랙이 존재한다. 바로 '권리금'과 '프랜차이즈'다.

요식업의 꽃, 프랜차이즈

요식업 수익화의 두 번째 트랙 중 하나인 '권리금'은 사실 코로나 이후,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장소가 비슷했기 때문에, 목이 좋은 곳은 웃돈을 받고 넘길 수가 있었다.

 

그래서 식당 운영으로는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가게 자리를 넘기면서 기기류를 함께 처분하며 '권리금'이란 형태로 보전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권리금'이라는 형태가 더 이상 '자릿세'가 아닌 중고기기 매입 정도로 아주 낮아졌다.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프랜차이즈'가 가장 유망한 트랙이 되고 있다.

  

이미 백종원은 '사업가'로서 요식업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문 셰프도 아니고, 이제 식당을 직접 운영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가 하는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모두가 잘 알다시피, 식당의 시스템을 그대로 확장하여 여러 곳에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프랜차이즈는 '가맹비'라는 회비를 받는 형태로 운영된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맹비가 적거나 거의 없고, 본사가 다른 부분을 통해 이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백종원이 이미 밝힌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의 더본코리아는 운영하는 체인점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공급하는 회사다. 기본적인 운영은 점주들에게 맡기고, 각 체인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추가가 되는 것은 각 체인점에 들어가는 주방기기나 인테리어가 본사를 통해 공급받는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결국 식당에서 벌어지는 일을 가장 최적의 시스템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사업인 셈이다. 맥도널드 햄버거의 흥망성쇠를 다룬 영화 파운더(The Founder, 2016)를 보면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수 있다.

 

Movie Review - The Founder (2017) 맥도날드 창립자 레이 크록의 일대기

맥도날드 성공신화의 역사 Fast Food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맥도날드(McDonalds). 현재 전 세계 37,000여 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이 시간에도 수 많은 사람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거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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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의 흥망성쇠, 파운더
맥도날드의 흥망성쇠, 파운더

 

그렇다면 프랜차이즈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결국 퀄리티 유지의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프랜차이즈의 가맹점들은 '회사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은 본사를 따르지만, 본사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는 반복적인 본사 교육을 통해 퀄리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꼼수를 부리는 가맹점주들의 행동을 일일이 감시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본사가 100인분의 요리재료를 공급했지만, 가맹점은 조금씩 양을 줄여서 120인분을 판매했다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20인분의 추가수입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맛이나 양에 대한 불만은 전체 체인에 영향을 준다. 이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근 백종원의 '홍콩반점' 점검을 진행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다.

 

백종원이 출연했던 또 다른 프로그램인 '골목식당'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백종원의 설루션을 받았던 식당이 몇 개월 뒤, 본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사례다.

 

프랜차이즈는 자신의 식당을 전국으로 확장시킨 대신, 전국의 주방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식당과 프랜차이즈,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상장을 준비하는 더본코리아에 대해서는 과연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요식업을 통해 정말 돈을 버는 방법은?

요식업은 사실 별도의 자격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한다. 하지만 요식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벌기란 쉽지 않다.

 

그건 파인다이닝 셰프나, 경기도 외곽의 대형 국숫집 사장이나 프랜차이즈 대표나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밀키트' 방식을 통해 식당의 규모를 뛰어넘으려는 방법을 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요식업에서 돈을 버는 핵심은 '맛'에 존재한다. 

 

맛이라는 것은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3개월 전에 먹었던 갈비의 맛이 어렴풋이 기억날 뿐, 정확하게 같은 맛인지는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식당을 또 방문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식당을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맛과 함께 어우러진 기억이다. 그 기억을 매만질 수 있는 사람이 요식업에서 분명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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