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도매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은어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런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전문가로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사용하는 용어를 알아듣지 못하면 조금 난감할 수 있겠죠?
거래 관련 용어: 장끼, 매입장끼, 미송장끼, 샘플장끼
동대문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가 바로 '장끼'입니다. 장끼라는 단어만 알아도 다 된다고 봐야죠. 장끼는 원래 영수증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지만 여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명세서'나 '간이계약서'라고도 생각하면 편합니다.
1. 장끼 - 물건을 사입한 영수증
옷을 사입할 때 거래처에 요청하는 영수증입니다. 가게 이름, 가져간 제품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장님 장끼 끊어주세요" 라고 요청하면 도매 사장님이 작성해 줍니다.
다만, 이 영수증은 현금거래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세금계산에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을 재주문하거나, 반품 및 교환할 때 사용할 때 해당 가게와 근거자료로 사용하는 용도입니다.
2. 매입장끼 (=매입금) - 물건을 반품할 때 주는 영수증
도매시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하자가 있거나 판매되지 않아서 반품을 하게 될 때 발행하는 명세서입니다. 도매가게 입장에서는 이 옷을 다시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입장끼라고 불립니다. 매입장끼는 현금과 똑같기 때문에, 잃어버리면 그걸로 끝입니다.
도매시장에서는 보통 여성복의 매입장끼를 1:3으로 발행합니다. (남성복은 1:2, 하자품이나 색상/사이즈 교환의 경우는 1:1) 이 비율은 같은 곳에서 사입을 해야 되는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6만 원짜리 여성복을 반품했을 경우에는 18만원(1:3) 이상을 구입해야 6만원 금액을 전부 인정해주는 방식입니다. 만약 반품을 하면서 적게 재사입할 경우에는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매입장끼'를 줍니다. 6만원 반품의 경우에는 4만 원 매입장끼를 주는 것이죠.
중간 상인 입장에서는 이런 매입장끼를 다 쓰려면 더 사입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도매상인들의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거래확보를 위한 방식이라고 봐야겠죠.
그래서 같은 매장에서 앞으로 더 매입할 계획이 없다면, 매입장끼는 사실 쓸모가 없게 됩니다.
예시) 매입금 / 매입장끼 사용 예시 - 여성복 1:3 기준
1. 여성복 3만원 반품하고 9만원 재사입 - 현금 6만원 추가로 내고 제품 수령. (3만 원 전액 반품 인정)
2. 여성복 3만원 반품하고 5만원 재사입 - 반품제품 1만 원 인정(1/3) + 현금 4만 원 지불 후, 제품 수령 (매입장끼는 잔액 2만원 발행)
3. 매입장끼 2만원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5만원 재사입 - 매입장끼 2만원과 현금 3만 원으로 제품 수령.
4. 매입장끼 2만원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2만원 재사입 - 매입장끼 일부만 인정하고 현금 추가 지불 및 매입장끼 재발행 또는 거절.
3. 미송장끼 - 선결제 영수증
미송이라는 단어는 동대문에서 흔하게 사용됩니다. '보내지 않았다'라는 뜻으로 '미송'이란 단어를 사용합니다.
도매시장에도 갑자기 인기가 많아지거나, 생산량이 적어서 제품의 재고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샘플만 보고 먼저 선결제를 하는 것을 '미송'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구매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때 도매처에서 현금을 먼저 받고 발급해 주는 명세서가 '미송장끼'입니다.
도매처에서도 생산이 완료되어 발송하면서 '미송 오늘 나가요!'라는 연락을 주게 되죠.
미송장끼는 먼저 현금을 내고 물건을 나중에 받는 것이기 때문에, 정리해 두고 확인해야 제품 누락이 없습니다.
4. 샘플장끼 - 샘플 교환용 영수증
고정적인 도매처가 생기고 나면, 제품 촬영을 위해 제품을 먼저 빌려가서 촬영하고 다시 반납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신뢰가 쌓여서 사소한 매입비용을 아끼게 되는 것이죠.
이런 경우에도 제품 목록과 반납 일정 등을 표기한 '샘플장끼'를 주기도 합니다.
참고로 실제 세금계산에 사용되는 '세금계산서'는 통상적으로 '세금자료'나 '자료'라고 부르고, 월말이나 부가세 신고기간에 맞춰 일괄 발행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도매처는 현금 거래를 하면서 제품의 교환/매입 등을 총괄하다 보니 기간별로 처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매입건별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게 되면 10% 추가결제를 요청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문용어 - 깔, 빨, 탕, 고미, 나오시, 파스, 단가
실제 옷을 보면서 사용하는 단어들은 일본어 잔재나 축약어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단어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깔, 빨, 탕 - 색상, 스타일(피팅), 워싱
깔은 '색깔'의 준말입니다. "깔별로 주세요", "깔은 몇 개로 나왔어요?"처럼 사용됩니다.
빨은 '스타일'을 말합니다. 소위 말하는 '옷빨'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죠. 보통 도매상가는 비슷한 스타일 업체가 모여있다 보니 "상가마다 빨이 다르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탕은 '청바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청바지 워싱에 따른 색상의 차이를 말합니다.
2. 고미 - 사이즈 전체 한 묶음
'고미'는 사이즈 별로 전체를 넣은 묶음을 말합니다. 프리사이즈 제품은 고미라고 부르진 않습니다. 한 고미를 요청하는 것은 S/M/L 한 장씩을 모은 3장을 말합니다. 아동복의 경우에는 사이즈별로 5~8개 정도가 한 고미입니다.
3. 나오시 - 상품의 불량
제품을 검수하다가 뜯어짐이나 불량이 있을 경우에는 '나오시 났다'라고 표현합니다. 도매처에 설명할 때에도 나오시라고 하면 알아듣고 교환이나 매입장끼를 발행해 줍니다.
4. 파스 - 상품의 소진(판매) 기간
이 단어는 영어 FAS에서 왔습니다. 상품의 생산단위를 말합니다. 그래서 이 단어는 상품을 만들고 소진되는 기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5. 단가 - 제품의 가격을 물어볼 때, 유독 '단가'라는 단어를 사용
아무래도 도매시장이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단가'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가격을 물어볼 때도 '단가가 얼마냐?'라는 것이 보통입니다.
동대문 사입을 통해 패션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있다면, 아래 정리해둔 도매시장 특성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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