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을 시작하다보면 전자공시 사이트가 점차 친숙해진다.
전자공시 사이트에서 공시서류를 회사별로 찾아보게 되면 만나게 되는 서류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업보고서다.
1년에 총 4회가 발행되며, 각 분기별로 매출/이익 정보가 자세하게 소개된다.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를 보는 것은 차차 더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은 주알못/주린이 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업보고서 '앞부분'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한다.
보통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를 읽어보기 위해 앞 부분을 쉽게 넘겨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앞 부분에 해당하는 '회사의 개요'와 '사업의 내용'에는 상당히 중요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여기만 잘 읽어도 이상한 회사들을 걸러낼 수 있다.
우선 '회사의 개요'에는 회사의 사업내용에 대해 상당히 자세하게 다룬다.
특히 주요사업의 내용을 명시한 부분이 있는데 이 내용을 보면 좀 독특함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내용은 랜덤으로 확인한 '일양약품'의 사업내용 영위다.
당연히 1~8번은 제약업체가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사업들에 해당한다.
9번부터 점차 내려가보면 부동산, 자동차용품, 통신판매, 건설 등 제약회사와는 맥이 다른 사업내용들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일양약품'의 경우에는 사실 우리나라의 중견기업이기도 하고 1974년에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사업변화는 점차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였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런데 보통 문제가 되는 '작전주'라거나, '문제가 있는 회사'의 사업내용은 상당히 지저분한 경우가 많다.
회사의 상장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사업 내용이 계속 추가된다거나 사명이 바뀐다거나 하는 경우가 그렇다.
특히 사업의 내용 변화가 특이하다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예를 들어,
아무 관련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상장사가 갑자기 '2차전지'라거나 'NFT사업'을 명시한다거나
사명을 트렌디한 명칭으로 바꾸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회사가 변화하는 과정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망하기 직전의 몸부림(?)처럼 보인다고 한다면 이 회사에 대해 의심을 해봐야 한다.
얼마 전에 설명했던 CB 나 BW와 같은 전환사채 발행량이 엄청나게 많으면서
갑자기 사업관련 내용들의 변화가 많다라고 한다면
사업을 위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투자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업보고서는 재무제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에 사업의 내용에 대해서도 잘 읽어보아야 한다.
그 다음 '사업의 내용'을 보면 정말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이 회사의 핵심매출은 어디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도 나와있을 뿐만 아니라,
원재료를 어떻게 사와서 어떻게 생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고
더 나아가 경쟁사가 어떤 곳이며 어떤 관계에 있는지까지 명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사업의 내용'섹션에는 이 회사가 바라보는 이 사업의 미래가 아주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물론 이 회사의 의견만을 따라가면 너무 '국뽕채널'을 보는 느낌이긴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이걸 이용하자면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테마 회사들을 고른다. (ex, 2차전지, 조선, 반도체 등등)
해당 회사들의 사업보고서 중에서 '사업의 내용' 부분들을 몇 번 정독한다.
이 정독만으로도 사실 사업 구조와 방향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진다.
즉, 처음접하는 사업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자료로서 이 회사의 사업 내용을 봐도 좋다는 것이다.
이런 사업 보고서들만 좀 읽어도 사업들의 사이클과 변화를 쉽게 이해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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