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사거나 주택등기를 할 때 반드시 사야하는 첨가소화채권 이야기를 종종 했었는데,
최근 채권가격의 급락 (=채권 이자의 상승)이 일어나면서
예전 투자전략(?)이었던 내용을 함께 소개해보려고 한다.
차량구입하거나 집을 살 때 반드시 사야하는 채권이 바로 '첨가소화채권'이다.
차량의 경우에는 지방채 등이 있고, 집을 살 때에는 '국민주택1종채권'을 사야한다.
사실 차를 사거나 집을 사는 입장에서는 이 채권이 참 짜증나는 존재다.
그냥 뭔가 더 돈 주고 사야 하는 세금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첨가소화채권은 왜 사야하는거야?
사실 첨가소화채권의 금액은 몇 년 뒤에 이자까지 쳐서 돌려받는 금액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자면 '산다는' 개념이 아니라 정부에 '빌려주는' 것이다.
정부에서 차량이나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 '선생님께서는 비싼 거 사고 계시니까, 곁다리로 돈 좀 빌려주십쇼' 라고 하는 셈.
보통 채권 이자율이 3-4% 내외이기 때문에, 목돈을 넣는 예금상품을 하나 가입하는 꼴이다.
차량의 경우에는 차량가액의 3% 에서 최대 20%까지 채권을 매입해야 하고,
주택의 경우에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할 때 시가표준액의 약 1.3~1.9% 정도 채권 매입을 해야 한다.
이런 금액들이 사실 어떤 사람에게는 작은 금액일 수도 있고, 엄청 큰 금액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이 금액을 강제로 납입해야 한다는 게 화가나는 지점이다.
그래서 보통 나오는 방식이 '첨가소화채권 할인'이다.
즉,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되는 채권을 그 자리에서 바로 팔아버리는 것이다.
채권 할인 예시
- 준중형 세단을 사게 된 A씨, 영업사원 B씨가 가져온 가격표 대로 금액을 지급한다.
- 영업사원 B씨, 차량을 인도하기에 앞서 등록소에 가서 채권매입 등을 완료하고 번호판을 받는다.
- 영업사원 B씨, 매입한 채권을 등록소의 은행출장소에서 '할인판매'를 한다.
- A씨는 차량을 인도받았고, 채권은 이미 없기 때문에 이대로 차량채권 할인은 끝.
일반적으로 차량/주택 매수인이 이렇게 채권 할인을 하여
채권을 처분해버리기 때문에 해당 할인금액을 '세금'처럼 내고 끝내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2,000cc 중형차량을 산다고 했을 때 채권 의무매입액은 약 20%에 달한다. (서울 등록 기준)
차량 가격이 3천 만 원이라고 할 때, 채권 매입액은 약 600만원에 이르는 셈.
할인율이 10%라고 하면 600만원을 내고 7년 뒤에 665만 원을 돌려받는 게 아니라,
등록하는 날 60만원 (600만 x 10%) 만을 내고 끝내버리는 게 할인의 개념이다.
첨가소화채권 시세를 확인하는 방법
여기서 차량을 구매하거나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쓸만한 꼼수가 있다.
즉, 즉시 할인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시세를 확인하고 '가지고 있을 지, 판매를 할 지' 결정하는 것이다.
차량 채권할인의 경우에는 매일 할인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 지역 차량등록소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주택채권의 경우에는 각 은행의 홈페이지에서 '국민주택채권' 항목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아래와 같은 화면으로 조회가 가능하며, 여기서 수익률과 할인율을 보면 된다.
1종 국민주택채권의 경우 현재 사진에도 보이다시피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10월 11일 4.46% 였던 수익률이, 10월 21일 현재 4.89%에 이르고 있다.
여기서 매도시세를 보면 수익률과는 반대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8,428원 -> 8,265원)
즉, 10,000원짜리 채권을 가져오면 오늘 8,265원에 사준다는 것이다.
이 할인율 조회 페이지에서 날짜를 조절해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작년 1월의 국민주택채권 가격표를 보면 9,700원 대 후반이다. 가격 차이가 약 1,500원 가량 나고 있는 셈.
이런 상태라면 근 2년만에 1,000만원의 채권을 매입해야 하는 사람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약 15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이다.
즉, 지금 상태에서는 할인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즉시 매도'를 하는게 아니라 당분간 들고 있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채권매매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이런 시점에서 채권 자체를 매입하고 있다가 가격이 높아질 때 판매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시세차이를 사용하는 옛 투자방법이 바로 구둣방 채권매입 같은 것이다.
즉, 차량등록소 부근에 있는 사무실 또는 구둣방에서 마치 상품권을 매입하듯 공채를 할인하여 매입하는 것이다.
- 10,000원짜리 공채를 은행에서 8,000원에 매입해준다고 할 때
- 구둣방에서 조금 더 비싸게 8,200원에 매입해주는 것이다.
- 그러면 영업사원은 200원을 자신이 챙기기 위해 구둣방에 매입시키는 것이다.
- 구둣방 아저씨는 이렇게 8,200원에 산 채권을 가격이 올랐을 때 판매하거나, 만기까지 기다려서 11,000원을 받는 것이다.
(큰 그림은 이러한 방식이나, 디테일에는 여러 차이가 있다.)
현재는 채권이 전자거래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깜깜이 거래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첨가소화채권에 대해 본인이 잘 고민해본다면 이 시점에 나쁘지 않은 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
요약
1. 첨가소화채권을 반드시 당장 할인해서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2. 할인해서 팔지 말지는 직접 시세 흐름을 확인해보고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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