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Covid-19)가 한창이던 2019년과 2020년, 시중의 일반음식점은 제대로 문을 열지 못한 날이 많았다. 그로 인해서 배달음식과 집에서 혼술을 즐기는 분위기가 자리 잡히면서 의외의 새로운 시장이 성장했는데, 바로 고급술이라 불리는 '위스키'의 성장이다.
급격하게 성장한 위스키 시장
고급 주류로 분류되는 위스키의 판매량은 2021~2022년 단 1년 사이에 45.9%의 성장을 하였다. 이 정도의 성장세라면 한국으로 유입되는 위스키의 가격이 높아져서 '한국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납득이 된다.
유로모니터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972만 리터가 판매되었던 위스키는 2022년 1418만 리터로 45.9%나 소비량이 늘어났다. 그리고 위스키를 희석해서 마시는 토닉음료의 경우에도 2200만 리터에서 3200만 리터로 46.9%나 소비량이 늘어났다.
심지어 이 판매량은 가정용과 영업용을 합산한 기준으로, 면세주류나 군납, 개인간 거래 등은 반영되지 않은 판매량이다.
유독 한국에서 이러한 판매성장이 두드러지는 편인데, 같은 기간동안 베트남은 16%, 싱가포르는 15%, 일본은 13%, 미국은 4.8% 성장하였다.
위스키 시장 성장의 이유?
위스키 시장이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을 마시는 문화가 급격하게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술은 단연 '소주'와 '맥주'다. 가장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가 되긴 하겠지만, 윗사람으로부터 술을 배우는 문화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청소년기의 일탈이나, 성인이 되어 술을 처음 마실 때에도 여러 술을 마셔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다 같이 빠르게 마실 수 있는 소주나 맥주로 술을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동안 집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찾아들었다. 회식과 같은 형태로 '부어라 마셔라' 하는 분위기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지면서 개인의 취향을 따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한국의 희석식 소주와 맥주가 '맛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여전히 소주와 맥주가 주류시장의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와인이나 전통주, 위스키 등 다채로운 술의 세계가 비로소 열리기 시작하였다. 위스키의 경우에는 주류 판매매장이나 국내 면세점을 이용할 경우 고급 위스키도 생각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탄산수나 토닉워터에 희석하여 마시는 '하이볼'이 유행하면서 젊은 세대의 위스키 진입장벽이 매우 낮아졌다.
한국에서 위스키의 성장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 홍보 모델
위스키는 이미 한국에서 '고급술'로 자리 잡은 상태라서 특별히 모델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 본사의 화보를 그대로 홍보자료로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와 반대로 한국의 소주나 맥주는 연예인을 기용하여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미 고급 위스키로 자리매김한 발렌타인 위스키의 경우, 특별한 홍보가 없었다. 하지만 2017년 홍보대사라는 형태로 이정재와 정우성을 모델로 발탁한 이후, 2022년에는 주지훈과 샤이니의 민호, 그리고 2024년에는 현빈을 모델로 발탁하며 위스키 시장에서 굳히기에 들어가고 있다.
한국의 위스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전세계 위스키 사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 밸런타인 위스키(페르노리카)는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남자 연예인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밸런타인 위스키의 200년 역사 상, 사람을 모델로 한 것은 이정재와 정우성이 처음이라고 알려져 있다.
보통은 위스키를 수입하는 한국 수입사들이 모델을 기용하여 홍보하는 경우가 많지만, 발렌타인 위스키의 경우에는 본사가 직접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모델을 발탁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을 것이다.
현재 발렌타인 위스키를 판매하고 있는 본사인 '페르노리카'는 앱솔루트 보드카, 밸런타인 위스키, 시바스 리갈, 제임슨, 말리부, 마르텔, 로열 살루트, 글렌리벳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발렌타인 위스키의 경우 한국에서 진로가 수입하여 판매하다가, 진로가 2000년대 초 부도난 뒤 해당 부문이 페르노리카로 합병되면서 '페르노리카 코리아'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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