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의 시대가 지난해 저물면서 주식에 대한 관심도 꽤나 시들해졌다. 한참 주가가 상승하던 시기에는 삼 프로 TV의 진행자들인 김동환, 이진우, 정영진을 사칭하거나 출연하던 전문가들을 사칭한 리딩방들이 판을 쳤다. 이런 주식 리딩방에 결국 배우 '정성화'의 사진까지 도용되었다고 한다.
주식의 영웅이 된 정성화?
최근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 뮤지컬 영화인 '영웅'의 주인공 정성화.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그의 사진을 도용하여 주식 리딩방들이 운영되었다고 한다.
'영웅'의 배우였던 그가 '주식 영웅'이라도 된 셈일까. 어쨌든 그의 소속사 파크위드엔터테인먼트는 정성화의 사진을 도용하여 리딩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기로 하고, 이에 대해서는 합의 없고 선처가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리딩방의 실체
하루에도 몇 건씩 스팸문자가 날아오는 와중에도, 주식 리딩방 문자는 끊임이 없다. 실제로 오늘 수신한 리딩방 문자의 경우에는 드디어 '신내림' 언급까지 나왔다. 자신들의 전문가가 신내림을 받았기 때문에 종목에 자신감이 있다고 한다.
리딩방 운영의 대표적인 방식 몇 가지는 많이 공개가 되어있다. 먼저 확보한 전화번호 그룹을 여러 개로 나누어서, 각각 다른 종목들을 추천한다. 그리고 상승한 종목을 받은 그룹에 또다시 여러 종목을 뿌리면서, 팬층을 확보하여 회비(?)를 받아내는 방식이다.
회원 수나 자금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경우에는 무료방, 유료방으로 나누어서 유료방 사람들에게 먼저 주식 물량을 넘기고, 그 뒤에 무료방 사람들에게 또다시 주식을 넘기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것도 불법이다.
또는 진단을 해준다는 핑계로 각 개별 포지션들을 확인하고, 자신들의 물량을 털어 넘기는 데 써먹기도 한다. 이 외에도 여러 기법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부분 사기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리딩방은 왜 사기일까?
주식 또는 코인 가격 전망을 준다고 하면서 리딩하는 리딩방은 기본적으로 사기다. 왜냐하면 가격의 전망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적이 좋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는 방향성은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36,500원이 될 것이다"라는 말은 그 누구도 할 수가 없다.
사실 리딩방에서 말하는 가격대로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솔직한 말로 법인을 세우고 정식 금융투자를 받으면 순식간에 투자법인으로 성장하며 더 크게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런데도 리딩방을 통해 당신을 '도와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당신에게 사기를 치려는 것이거나, 너무나도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나도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일 가능성과 '사기꾼일 가능성' 중에 어디가 더 높을까? 두 가능성이 비등하다고 하더라도, 착한 사람인 줄 알고 사기를 당하는 것보다,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거리를 두는 게 당신에게 훨씬 안전할 것이다.
어느 날 당신이 돈 버는 방법을 하나 알아냈다고 하면, 당신은 이를 가지고 돈을 더 벌고 싶을까? 아니면 누구나 이 방법을 알 수 있도록 알리고 싶을까? 정확하게는 이 방법으로 돈을 벌다가, 이 방법이 많이 알려지면 '강의로 알리면서 돈을 더 벌어들일 것'이다.
제 아무리 정성화의 사진이 걸려있다고 하더라도 리딩방은 믿지 말자. 그게 정신건강에 좋다. 차라리 공부를 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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