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발언 때문에 꽤나 큰 문제가 발생했다. 갑자기 미국 은행들이 폭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실리콘 밸리에 위치하고 있는 주요 테크기업들과 거래를 하는 미국 16위의 은행 SVB(실리콘 밸리 은행)이 영업정지됐기 때문이다. 혹시나 불이 번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참고로 총 자산규모로 본 미국 은행의 순위는 제일 아래 표로 정리되어 있다.
실리콘 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의 영업정지
실리콘 밸리 은행의 규모 - 자산 2090억 달러, 미국 내 16위
이름부터 미국 테크기업들의 고향인 '실리콘 밸리'를 담고 있는 SVB는 2022년 말 기준 자산 규모 2090억 달러(약 250조 원)의 은행이다. 실리콘 밸리에 있는 여러 테크기업 들과 거래를 하는 은행이다. 2022년 상장한 주요 테크 회사들의 절반 가량이 이 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다. 쇼피파이(Shopify) 등이 주요 고객.
한국의 은행과 규모를 비교하자면, 약 500조 원 대 자산 규모의 국민은행, 그리고 400조 원 대의 자산 규모의 신한, 우리, 하나, 농협, 중소기업은행, 320조원 대의 한국산업은행의 뒤를 잇는 규모다.
실리콘 밸리 은행 위기의 이유 - 이례적인 투자자산 운용과 금리 인상이라는 '환장의 콜라보'
실리콘 밸리 은행이 급작스럽게 영업정지가 된 이유는 채권 투자 손실로 알려져 있다.
SVB는 벤쳐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벤처 캐피털(VC)의 역할을 맡아왔던 은행이었는데, 전체 보유자산의 약 50%를 국채와 기타 채권에 투자하고 있었다. 대출은 약 30%대, 현금보유는 7% 정도였다.
대부분의 은행이 총 자산의 40% 정도로 투자자산을 운용하고 있었지만, SVB는 채권을 포함한 57%를 투자자산으로 운용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벤처 기업을 영업대상으로 하는 은행이기 때문에, 투자자산 규모가 크다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납득이 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SVB는 3월 8일 투자자산 210억 달러 가량을 매각하면서 발생한 자본손실을 메꾸기 위해 신주발행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3월 10일까지 이 손실분을 메꿀 투자자를 찾지 못해 법정관리에 처해지게 되었다. 이제 미국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은행이 찢어지기 직전의 상태다.
SVB는 왜 갑자기 투자자산을 매각해야 했을까? 바로 작년 말부터 금리인상의 여파로 주요 고객사였던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벤쳐기업은 일반적으로 투자를 받으며 성장하여 자리를 잡아야 하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인해 투자가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테크기업들은 현금을 운용하기 위해 SVB로부터 예금을 인출하며 뱅크런의 상황을 만들었고, 현금 운용이 7%대에 불과하던 SVB에게는 위기가 닥친 셈.
SVB는 현금을 동원하기 위해 50%에 달하는 투자자산을 매각하였는데, 하필이면 금리가 오르면서 미국채 가격도 떨어져서 '손실을 보며' 팔았던 셈이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환장의 콜라보가 발생한 셈이다.
- 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규모가 컸다.
- 근데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벤쳐 기업들이 현금확보를 위해 돈을 인출하는 뱅크런을 시작했다.
- 금리상승으로 인해 가격이 떨어진 미국채를 매각하면서 발생한 손실로 파산에 직면했다.
앞으로 불은 어디로 번져갈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 사태가 어디로 번져갈지 걱정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이어진다거나, 미국 금리상승 중단이라는 방향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되고 있다.
1. SVB와 비슷한 손실을 가지고 있는 은행들로 위기가 이어져갈 수 있다.
현재 미국의 14위 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을 비롯하여 약 10개 정도의 은행들이 비슷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손실에 대한 문제가 금융사들에 점차 번져갈 수도 있다. - Market Watch 기사 바로가기
2. 실리콘 밸리 벤쳐기업들의 도산이 우려된다.
SVB가 실리콘 밸리 기업들을 키우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이로 인해 벤처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이로 인하여 급여지급이 정지된 회사들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일론 머스크가 갑자기 SVB의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겠다.
일론 머스크의 관련 트윗 - "I'm open to the idea"
2022년 말 총 자산 규모에 따른 미국 은행 순위
2022년말 기준으로 총 자산 규모에 따른 미국의 은행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조 달러 규모가 넘는 Top 4 은행을 제외하고, Top 10 규모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3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은 있어야 한다.
SVB는 규모 자체가 작은 것은 아니지만, 주요고객이 특수분야(벤처)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현재 SVB의 위기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순위 | 은행명 | 총 자산 규모 (달러) |
1 | JP Morgan Chase | 3조 2천억 |
2 | Bank of America | 2조 4천 1백억 |
3 | Citigroup | 1조 7천 7백억 |
4 | Wells Fargo | 1조 7천 2백억 |
5 | U.S. Bancorp | 5,851억 |
6 | PNC Financial Services | 5,523억 |
7 | Truist Bank | 5,462억 |
8 | Goldman Sachs | 4,869억 |
9 | Capital One Financial | 4,533억 |
10 | TD Group US Holdings | 3,868억 |
11 | Bank of New York Mellon | 3,246억 |
12 | State Street | 2,980억 |
13 | Citizens Financial | 2,264억 |
14 | First Republic Bank | 2,126억 |
15 | Morgan Stanley Private Bank | 2,096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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