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주식만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식 용어 외에도, 돈의 움직임과 관련되어 있는 다양한 지표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큰돈의 흐름을 결정하는 채권에 대해서는 알아둘 필요가 있어 정리를 해봅니다.
채권이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
개인 투자자들은 일상 생활에서 채권을 접하기가 어렵다 보니, 채권이란 단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간단하게, 채권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 간에는 '차용증'이 되는 것이고, 회사나 국가가 발행하면 '채권'이 되는 것입니다.
채권 =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
예를 들어, 열심히 운영을 하고 있는 A 회사가 돈이 부족할 때 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은행에 담보를 맡기고 돈을 대출하는 방법도 있고, 직접 채권을 발행하여 사람들에게 돈을 빌릴 수도 있습니다.
원래 A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개인이 전부 가져가면 이것은 그냥 돈을 꿔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형태는 결국 '사채'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A 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평가하게 됩니다. 즉, 신용평가사는 A 회사가 안전하고 튼튼한 회사인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A 회사가 우량하고 튼튼한 회사라고 한다면 신용평가사는 A 회사의 채권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게 되면 채권의 이자를 낮게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회사의 부담이 적어집니다.
이런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말이 모두 같은 의미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사가 우량하다 = 채권의 신용등급이 높다 = 채권의 이자가 낮다 = 좋은 채권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의 채권 등급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여기에서의 등급은 상대적인 것이고, 실제 신용 평가사의 등급과는 별개입니다.
등급에 따른 채권의 분류
가장 우수한 등급 - 국채 (정부보증 채권)
소위 국채라 불리는 국채는 국민주택채권을 비롯하여 나라를 운영하기 위한 정부보증 채권을 의미합니다. 국회의 동의를 거쳐 정부가 발행하는 것이 바로 국가채권 = 국채입니다.
국채는 매월 재정경제부에서 정기적인 입찰을 통해 3년, 5년, 10년, 20년, 30년 만기 등으로 발행하는 국채와 일반 국민이 땅과 건물을 살 때 무조건 매입해야 하는 국민주택채권 등이 있습니다.
국채의 지급주체는 정부이므로, 가장 믿을만한 채권으로 분류되고 채권시장에서 지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주 우수한 등급 - 지방채
국가에서 발행하는 국채와 비슷하지만 지방채는 말 그대로 지방정부(특별시, 광역시, 도 등)에서 지방재정법 등의 규정에 따라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지역개발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구입할 때 의무적으로 구입하게 되어있지만, 이를 실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보통 자동차 등록을 하는 영업사원이 바로 처분을 하고 오기 때문이죠. 자동차 등록 시 구입하는 채권이 지방채에 포함됩니다.
원래대로라면 국채와 지방채의 등급차이가 나야 되지만, 한국에서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와 분리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신용도는 사실상 국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AA등급의 특수채 - 공채
예금보험공사, 토지주택공사 등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공공 법인이 발행하는 채권 등을 말하며, 공기업인 공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라서 공사채라고도 불립니다.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공기업이다 보니, 이들의 채권은 국가의 보증을 받기 때문에 일반 회사의 채권보다 높은 등급을 받습니다.
이에 준하는 특수채 - 금융채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통안채,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발행하는 산금채, 중금채 등이 있으며, 일반 시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이 발행하는 은행채, 신한카드, 전북캐피털 등에서 발행하는 기타 금융채 등이 있습니다.
각 발행기관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 한국은행이나 국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은 가장 높은 등급을 받게 되고 일반 시중은행과 기타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은 각 기관의 신용등급에 따라 다른 등급을 받게 됩니다.
참고로 금융기관은 1년 이상 사용하는 돈을 빌릴 때 주로 은행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1년 이하의 단기 자금이 필요할 때에는 양도성 예금증서라고 불리는 CD를 발행합니다.
그 이하의 등급을 받는 채권 - 일반 회사채
회사채는 국내 상법 상의 주식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회사의 재무상태와 능력에 따라 AAA등급에서 D등급까지 세부적인 등급을 부여받게 됩니다. 회사채를 가지고 있는 채권자는 회사에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돈을 빌려준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회사의 부도나 청산이라는 상황에서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보다 앞서서 기업의 자산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투자를 한 주주'들은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죠.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와 등급
위에 서술된 채권들을 평가하는 곳이 바로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정보, 한국기업평가 등의 신용평가사입니다. 이 회사들이 신용평가를 할 때에는 단순히 재무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빌려간 돈을 잘 갚을 수 있는지 '채무 이행 능력'을 평가하게 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재무상태가 건전하다면 채무 이행 능력이 높을 수 밖에 없겠죠.
현재 채권의 평가 등급은 다음과 같이 나뉘어 있습니다.
채권 신용등급
등급 | 의미 | 투자관련 |
AAA | 돈을 갚는 데 문제 없음 (국내 대기업, 공기업 등) | 투자등급 채권 |
AA (+,0,-) | 돈을 갚는 데 문제는 없지만, AAA 등급보다 약간 부족 | |
A (+,0,-) | 돈을 갚을 수는 있지만, 상황에 따라 변화 할 수 있음 | |
BBB (+,0,-) | 상황에 따라 돈을 갚는 게 어려울 수 있음 | |
BB | 현재 돈을 갚는데 문제는 없지만, 앞으로 위험할 수 있음 | 투기등급 채권 |
B | 돈을 갚기 어려울 수도 있고, 상황이 좋지 않으면 이자지급이 어려울 수도 있음 | |
CCC | 현재 상황에서도 돈을 갚기 어려울 수 있고, 부도 가능성도 있음 | |
CC | CCC 보다 더 불안함 | |
C | 돈을 갚을 수 없을 가능성이 높음 | |
D | 지급 불능 상태 |
통상적으로 BBB 급 이상의 채권은 '투자등급' 채권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그 아래 등급은 '투기등급' 채권으로 분류가 됩니다.
채권의 등급에 따른 이율은 다음과 같이 적용됩니다.
- 국채나 AAA 등급의 회사가 1년짜리 채권 100만 원을 발행한다고 하면, 현재 시중은행 대출 이율보다도 저렴하게 2~3% 대에 발행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러한 채권은 큰돈을 움직이는 사람이나 기관에게 좋습니다.
- C 등급이나 D 등급의 회사가 1년짜리 채권 100만원을 발행한다고 하면, 시중 2 금융권 등 보다 더 비싼 10~20%대 금리로 발행될 것입니다. 이러한 채권은 상대적으로 작은 돈을 움직이는 사람이나 기관이 '도박을 하듯' 매입하거나, 이자가 아닌 회사 보유 자산 등을 노리고 매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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