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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이 패소하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오르는 이유?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배구조

by 중계붕어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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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깜짝 상승했다. 상승한 이유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재판 패소 때문이다. 현정은 회장이 1700억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배상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가격이 올랐다. 이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왜 쉰들러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 왜 현정은이 현대그룹을 날렸는지 알아야 이해가 된다.

 

2023년 4월 6일, 현정은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무벡스 주식으로 이를 배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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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현대무벡스 주식으로 1700억 갚는다

지난 글에서 지적했던 현정은 회장의 1700억 원을 현대무벡스 주식으로 갚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현대무벡스는 2023년 4월 6일 현재 3515원으로 종가 마감하였다. 현정은 회장이 지니고 있는 현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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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의 출발: 정주영의 현대그룹

2000년대 초 IMF 관리체제를 통해 한국 재벌사들이 한바탕 정리가 된 이후, 정주영 회장이 물러난 현대가에서는 피바람이 몰아쳤다. 바로 대선출마를 했던 정주영의 힘이 빠진 틈을 타서 그의 자식들이 한바탕 경영권 전쟁을 벌인 것이다. 이 당시 경영권 전쟁은 '왕자의 난'이라 불리면서, 한국 산업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케이스로 남았다.

 

현대그룹은 사실상 장남인 정몽구와, 정주영이 경영능력을 인정했던 정몽헌(현정은의 남편)이 공동회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현대자동차를 받기로 했던 정몽구와 현대건설을 받기로 했던 정몽헌을 밀어내고 현대증권을 가져오려고 하면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 당시 싸움은 정몽구가 완패하며, 5남인 정몽헌이 현대그룹의 이름을 사실상 승계하게 되었다.

 

정몽구는 자동차계열사를 모아서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분리하였고, 그 외에도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현대해상 등으로 종전의 현대는 모두 쪼개지게 되었다.

 

정몽헌이 이어받은 현대그룹에는 현대의 성장을 상징하는 '현대건설'과 당시 주목받고 있던 '현대전자'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2000년 부도가 났고, 현대전자 역시 부도가 난다. 이 당시 현대전자는 쪼개져서 판매되며 현재의 SK하이닉스와 중국 디스플레이를 성장시킨 하이디스가 되었다.

 

정몽헌은 두 회사의 연쇄 부도를 맞고, 2003년 대북사업과 관련한 송금문제로 검찰조사를 받던 중 현대건설 사옥에서 투신자살 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였다.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통해 정몽헌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이 당시 현정은 회장의 경영권 확보에 대해 '현대를 정 씨가 아닌 사람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했던 것이 정주영의 막냇동생인 정상영 KCC그룹 회장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사태를 조금 더 잘 이해하려면 - 기업 총수의 가계도 : 현대가 - 정주영의 형제들
 

기업 총수의 가계도 : 현대가 - 정주영의 형제들

대한민국을 이끈 기업인 중, 이른바 맨손으로 사업을 일으킨 사람으로는 현대의 정주영을 꼽는다. 정주영 회장(1915~2001)은 농사를 지으며 가업을 이으라는 아버지의 말을 뒤로하고 가출하여 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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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는 주요 사업이었던 현대상선을 지배하고, 현대상선이 다른 제조업 계열사를 지배하는 식으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핵심 회사였던 현대건설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가져갔고, 현대상선은 사실상 국영화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남아있는 현대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가 된 상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이슈: 현정은 회장의 그룹지배 영향력을 위한 지분확보

2000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그 당시 가장 잘 나가는 핵심분야(현대건설, 현대전자,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아산)는 모두 현대그룹의 차지였다. 그리고 현대그룹의 성장을 그대로 증명하는 계열사들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현재전자의 부도와 더불어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때문에 정몽헌이 사망하기에 이르자 현정은은 자신의 어머니가 지니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이용하여 현대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런 모습을 '조카며느리의 도발'이라고 생각한 정상영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이며 대립각을 세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982년 설립당시 미국 웨스팅하우스(현재 원자력발전 사업으로 유명한 회사)와의 합작으로 세워졌으나, 1990년 해당 부문을 전세계 2위 승강기업체인 쉰들러엘리베이터가 인수하였다. 쉰들러엘리베이터는 어수선한 틈을 타, 정상영 KCC회장이 사들였던 지분을 사들이며 현대엘리베이터를 인수하려고 하였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뺏기면 남은 현대 그룹 전체를 뺏기는 셈이었다. 그래서 현정은 회장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금융사에 우호지분을 매입해 주면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파생상품'을 계약하였다.

 

문제는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이 모두 추락하면서 망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엘리베이터는 금융사에 손실을 물어주어야 하는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되었고, 쉰들러엘리베이터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주로서 현정은 회장을 고소한 것이다.

현대상선의 부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정은 회장은 자신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에 손실을 끼치는 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7천억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
-쉰들러엘리베이터의 소송 이유-

1심에서는 현정은 회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2심에서는 감시의무를 게을리 했다는 점에서 7천억 전액은 아닌, 1700억을 현대엘리베이터에 지급하라고 일부 승소 판결을 냈다. 그리고 3심에서는 이에 대해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났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향후 이슈: 현정은 회장의 3천억 확보 - 배당, 지분매각 혹은 개인자산 매각

해당 소송은 2014년에 제기되었고, 1700억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약 10년에 걸친 이자를 포함한다면 대략 3천억에 육박한 배상금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2019년 6월 1700억 배상판결이 난 시점에 1000억 원을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나머지 금액 납부에는 무리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감안하면 남아있는 금액은 700억과 지연이자 부분이 된다. 이 금액이 대략 1500억 가량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정은 회장은 1500억을 어디서 마련할 수 있을까? 아마도 현대엘리베이터를 뺏기지 않기 위해 또 다시 만든 지주회사인 '현대네트워크' 등을 통해 마련하거나, 또다시 현대그룹의 계열사들을 매각해야 할 상황인 셈이다. 현정은은 '현대무벡스' 등의 회사 주식을 현대네트워크에 넘기면서 약 60억 정도를 마련하긴 하지만 1500억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네트워크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대단한 자산을 지니고 있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현정은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의 대부분이 담보로 잡혀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현정은 회장 지분 7.83% 중, 6.28%가 담보로 잡혀있다. 그리고 현대무벡스의 개인지분도 대부분 담보가 잡혀 있는 상황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가 오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바로 1천억원에 육박하는 현금확보를 위해 배당을 늘릴지도 모르거나, 지분을 매각할지 모른다는 기대심리다.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복잡한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현정은 회장이 실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배당액이 크게 오를 것이란 분위기다.

 

또는 현정은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 소유의 재산들이 매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식 외적으로 해결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현정은 회장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 반민족행위자로 이름을 올린 거부 '현준호'고, 그녀는 또한 국회의원 김무성의 조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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