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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 리뷰 - 영화의 주요 장치 두 가지 (스포주의)

by 중계붕어 2024.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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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꽤나 인기가 좋다. 영화를 보러 갈 사람들을 위해 지켜볼 만한 두 가지 장치를 설명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 독립영화배급사 A24,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신작

 

독립영화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배급사 A24는 최근 연이은 히트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12년에 A24 Films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고, 2016년부터 A24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A24란 이름은 설립자인 데이비드 카츠가 운전했던 고속도로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감독에게 전권을 주는 전략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면서, 신비주의 전략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이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도 A24가 발굴한 감독이다.

 

A24의 주요 히트작은 '언더 더 스킨', '미드 소마', '미드 90',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패스트 라이브즈', '더 웨일' 등이 있다.

 

작품들이 대부분 신선한 충격을 주거나, 심오한 내용의 작품들이 많다. 한 번 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다룬 작품들이 많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나 '패스트 라이브즈'같이 아시아 배우들의 작품들도 있어서 한국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 편.

 

감독인 조나단 글레이저는 '언더 더 스킨'이라는 전작 영화가 있다. 스칼렛 요한슨의 누드 연기 때문에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역시나 난해한 내용 때문에 흥행을 하진 못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장치 하나 - 잔인함은 1도 없는 세계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주목할만한 영화적 장치 중 하나는, '평온한 세계'다.

 

포스터에도 이런 점을 강조하여 '이토록 완벽한 집이 있을까요?'라고 명시했다.

 

영화는 내내 위와 같은 평화로운 장면들을 보여준다.

아름답고 평온한 일상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역사를 알고있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을 찾아보려고 애써봐도 거의 보이질 않는다.

 

수용소로 이동하는 유대인들의 모습도 풀숲에 가려져서 살짝 보일 뿐이고, 멀리 보이는 소각로의 까만 연기로 짐작만 할 뿐이다.

 

게다가 수용소로 계속해서 들어오는 유대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기차가 이동하는 연기로 언뜻 보일 뿐이다.

 

평온한 일상의 배경음이 모두 비명소리와 눈물소리라는 점을 알아채기 전까지는 평온한 일상만을 관찰하게 한다.

 

 

다음 장치는 영화에 대한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읽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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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이 극찬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2024)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이동진이 극찬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2024)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요새 제일 핫한 예술영화사 A24의 신작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개봉했다. 그 유명한 이동진 평론가가 극찬을 했다고 한다.'잔혹한 마스터피스'라는 평가비상업성 영화가 이렇게 화제를 불러오기

hellyeah.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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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장치 둘 - 현실과 영화의 접점 (스포주의)

영화의 제일 후반부에 등장하는 현실와 영화의 교차편집이 이 영화의 가장 특이한 장치다.

 

팩트를 기반으로 한 픽션인 '팩션'이라는 말도 많이 하지만, 영화와 다큐는 영상물 중에서 서로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다.

 

영화는 제 아무리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었어도 '허구의 세계'에 발을 딛고 있고, 다큐멘터리는 제 아무리 꾸며내도 '사실의 세계'에 발을 딛고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보여주는 영화지만, 그렇다고 이에 대한 다큐는 아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배우의 연기를 통해 아우슈비츠 소장 가족의 생활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영화의 끝 부분에는 이 영화와 다큐의 경계를 흩트리는 부분이 있다.

 

주인공이 홀로 걸어가던 중, 화면이 바뀌면서 실제 아우슈비츠 박물관을 청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청소 장면에서는 영화에서 그려진 평화로운 현장 너머에서 벌어졌던 학살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수 백만 켤레의 신발과 희생자들의 유품이 보관된 전시실이다. 전시실을 청소하는 장면이 고요하게 이어지다, 장면은 다시 주인공에게로 전환된다.

 

보통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였다면 이런 장면을 영화의 끝에 넣는다. 관객의 집중을 환기하는 역할도 하고, 영화를 마무리하는 시퀀스가 되기 때문이다. 아니면 반대로 가장 앞에 넣어서 관객들에게 특정한 감정을 유도하고 스토리로 끌어가는 게 가장 편했을 것이다. 근데 이 영화에서는 이런 장면을 스토리에 굳이 끼워넣었다. 다른 영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신선한 연출방법이었다. 

 

아마도 감독은 이 장치를 통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건드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평화로워 보이는 현실 속에 잔인함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가 그걸 눈뜨고 지켜보지 않는다면 저런 결과는 또 찾아온다는 말을 하는 듯했다.

 

 

사실 독립영화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이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간단하게 영화에서 모든 걸 다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감독, 작가, 배우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해서 '뇌를 빼고 봐도 되는' 영화가 상업영화 쪽이라면, 독립영화는 여지를 남겨둔다. 그리고 그 여지가 더 많아질수록 보는 관객이 더 생각을 해야 하는 '피곤한 영화'가 된다.

 

그래서 독립영화가 재미는 없지만, 그 반대로 나에게 더 많은 해석의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재밌기도 하다. 어떤 걸 느끼든 관객에게 달려있다. 감독의 장치들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본다면 이런 독립영화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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