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7일과 28일 이틀 간에 걸쳐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주가하락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 주가하락의 첫 번째 원인은 바로 반도체 시장의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65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하락하였다고 26일 공시하였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간단하게 '반도체가 팔리지 않아서'다.
전 세계적인 소비심리 위축 등이 큰 원인이 되며, 반도체 재고가 증가한 것인데
'반도체 혹한기'에 접어들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반도체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반도체 혹한기'가 종종 있었음을 기억한다.
반도체 자체가 생산기술에 따른 UP/DOWN이 심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반도체 생산을 위해 대규모 비용 투자 -> 제품생산
반도체는 단독으로 사용되는 상품이 아니라, 부품으로 사용된다.
삼성/SK하이닉스/TSMC 등의 회사가 제품을 만들면
이 반도체를 가지고 다른 회사들이 자신의 상품에 사용하는 것이다.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입장에서
당연히 '고성능 반도체'를 사용하면 좋긴 하겠지만
그렇게 '비싼' 제품을 사용하여 제품가격이 높아진다면
제품이 판매되지 않는다.
그래서, '고성능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저렴한 반도체'를 사용하는 게
훨씬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즉, 반도체를 이용하는 상품의 사이클과 반도체 생산의 사이클이 합치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재고 사이클'이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런 재고 사이클에 따른 혹한기는 상대적으로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긴 한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동차에도 엄청난 양의 반도체가 들어가고 있으니
시장상황에 따른 변화는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의 재고 사이클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은
SK하이닉스 공시(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26일에는 주가 변동이 크게 없었다는 사실로 알 수 있다.
이는 곧, 영업이익 감소는 충분히 예견될 수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 주가하락의 두 번째 원인은 반도체 전쟁 때문이라고 보인다.
앞서 설명한 '반도체 재고 사이클'에 대한 탈출은 지금까지 '기술'로 이루어져 왔다.
삼성의 '초격차'라는 전략으로 유명해진 것처럼
턱 밑까지 따라오는 경쟁자와의 격차를 완전히 벌려놓기 위해
기술투자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즉, "그 동안 쌓아놓은 이익금으로 다음 기술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역시, 2021년까지 이런 전략을 고수하여 왔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Intel)사의 중국 반도체 공장을 인수하였다.
인수 금액은 90억달러 (현재 환율 기준 약 12조 원) 였다.
이렇게 돈을 주고 산 중국 공장을 열심히 돌려야 하는데,
문제는 미국이 중국 본토로 '반도체 관련 장비'를 보내는 걸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특히나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조금 더 높은 제작기술이 필요한 DRAM의 50% 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이 DRAM의 생산에 꽤나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삼성이 드디어 전쟁의 서막을 열고 말았다.
삼성 역시 중국공장에 반도체 설비를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현재 평택공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삼성의 중국공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성능 반도체'에 해당하는 저장장치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로 인한 타격이 적은 편이다.
이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투자를 축소하고 생산을 줄여서 살아남겠다고 선언한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투자는 늘리고 생산은 그대로 가겠다고 선언해버렸다.
SK하이닉스는 아직 2조 8천억의 중국공장 잔금을 치뤄야 할 뿐만 아니라
중국 공장으로 고급장비를 옮길 수 없어서 공장을 100%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고가 쌓이는 상황까지 악재가 겹쳐버린 것이다.
즉, 27일과 28일에 걸친 이틀의 주가 하락은
단순히 시장의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회사 자체가 지닌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여러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이번 SK하이닉스의 주가하락은 단순히 실적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전쟁의 서막이라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아직까지 삼성은 여유가 있고, SK하이닉스는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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