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투자에 대한 쉬운 입문서
금융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자동화 투자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퀀트(Quan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 방법이라 더 솔깃한 편이다. 퀀트 투자의 개념에 대해 예전에 가볍게 소개한 적은 있었는데, 이런 자동화 투자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르고 있는지에 대해 입문서로 읽어볼만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퀀트에 대한 관심이 쏙 들어가버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작가인 권용진은 월스트리트에서 퀀트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2017년 이 책을 출간했다. 책의 내용은 마치 소설같은 이야기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이미 2010년대부터 미국에서 퀀트 투자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고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단면들을 보여준다.
퀀트 투자의 기본 - 베팅액 조정 (켈리 공식)
퀀트의 기초가 되는 Black Jack - Card Counting 의 스토리에서부터 알고리즘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내용들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사실 이 책에서 일반인이 배워야 하는 가장 중요한 퀀트의 기본전략은 초반 켈리공식이라고 소개되는 '베팅액 설정'이다. 본인의 투자 효율을 극대화 하면서도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책에 소개되는 켈리공식은 다음과 같다.
베팅 비율 = (배당 x 승리확률 - 패배확률) / 배당
만약 승률이 55%이고, 이기면 2배를 돌려주고, 지면 베팅액을 모두 잃는다고 가정한다면 "베팅 비율 = (1 x 55% - 45%) / 1 = 10%" 즉, 본인이 지니고 있는 베팅 가능 총액의 10% 씩 베팅한다면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켈리공식은 기본적으로 도박판과 같이 반복되는 게임에서 적용되는 공식이기 때문에 승리확률에 따라 적절하게 베팅금액을 조절한다면 손실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사실상 이러한 켈리공식이 기본 토대가 되어 퀀트투자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갖춰지게 되는 셈이다.
퀀트 투자의 적용
보통 퀀트 투자라고 하면 '자동으로 종목을 고르고', '알아서 투자한다' 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퀀트의 세계는 조금 다르다. '퀀트투자'라고 부를 정도에 이르려면 스스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를 통한 자동투자까지 연계되어야 한다. 현재는 투자전략을 세우고, 이에 대한 백테스팅(검증)을 해보는 정도까지가 적당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물론 본인이 프로그래밍까지 가능하여 API 세팅까지 마쳐서 스캘핑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현재 스캘핑의 영역은 슈퍼컴퓨터와 머신러닝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인수준의 접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겨우 0.0001초의 거래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2010년 대부터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는 무시무시한 투자사들과 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퀀트 투자를 위해 필요한 스킬?
그럼에도 불구하고 퀀트 투자를 직접 진행해보고 싶다고 하면 공부할만한 내용은 뭐가 있을까?
기본적으로는 당연히 통계학적 지식이다. 제일 간단한 회귀분석(Regression)정도 까지는 이해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것보다, 통계적 지식과 회계지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무재표를 보고 회사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다음 다른 회사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어떤 회사가 괜찮은지 알아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퀀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국 '경향성'이다. 확률적으로 기대수익이 높은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결국 '상승 경향성'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향성을 파악하는 것은 데이터에 대한 통계적 분석이 뒷받침 되었을 때 가능하다.
그 다음에는 엑셀프로그램이나, 파이썬, R, STATA 등의 통계프로그램 정도는 간단히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인터넷 상의 데이터를 가져오고 저장하고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파이썬 문법을 간단히 배워두는 것은 중요하다.
R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는 현재 패키지가 개발되고는 있지만, 일반인이 바로 배우기에는 아직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엑셀프로그램이나 구글스프레드시트로도 충분한 정보는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R이나 파이썬까지 진행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이전에 통계적인 기초지식 정도는 공부하면 좋다.
이 책을 통해서 퀀트투자의 영역이 '여기까지 미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반쯤은 재미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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