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4일 한국 주식시장에 특이한 일이 있었다. 바로 큰 변동이 없는 날에 별 이슈가 없는 괜찮은 종목들이 하한가로 직행했던 것이다. 오늘도 몇 종목은 마찬가지의 영향으로 하한가로 직행한 상황이다. 이 하한가 사태는 주식 작전 세력의 작업이 실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종목에 투자 중인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삼천리, 하림지주,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터, 선광
2023년 4월 24일 오전 9시 30분 무렵, 여덟 개의 종목이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 종목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대주주 물량'이 상당수 잠겨있는 '유통물량이 적은' 지주사 혹은 관련 종목들이었다. 소시에테제네랄(SG) 은행의 창구를 통해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하한가를 기록했다. CJ그룹의 지주사인 CJ 역시 순간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식의 유동주식수가 적다는 말은 소량의 매매로도 주가가 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주주의 물량이 많을 경우에는 시장으로 매물이 출회되는 경우도 적기 때문에 '안전하기까지'하다. 물론 한국 주식시장의 특성상,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가격이 오르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하한가가 작전세력이 털었다고 보는 견해들이 있다. 언론기사에서는 CFD계좌의 담보부족으로 예상된다는 말을 하였지만, 엄밀하게 담보부족으로 인한 사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담보부족 사태는 시장이 하방하고 있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CFD계좌란? 전문투자자 자격으로 거래할 수 있는 차익거래 계좌
기사에서 언급되는 CFD계좌는 전문투자자 자격으로 거래가 가능한 차익거래 계좌를 말한다. 100만원 어치 주식을 사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100만 원어치 주식에 대한 계약만을 가지고 거래하는 방식이다.
즉, 선물거래와 같이 '계약'을 베이스로 움직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2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계좌에 1천만원이 있다면, 이를 증거금으로 3천만 원가량을 운용할 수 있다.
CFD계좌로 거래하는 방식은 삼성전자 주식을 100만원 어치사서 오르길 기대하는 게 아니라, 공매도나 매수계약을 걸고 차익이 생길 때 반대 매매를 하여 계약을 상쇄시키는 방식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사용할 수 없는 방식의 투자 방식이다.
전문투자자 자격은 대략적으로 투자 계좌 잔고가 5천만원 이상 유지되면서, 관련된 전문 자격증이 있거나 연소득 1억 원 또는 5억 원 이상의 자산이 있어야 얻을 수 있다. (세부적인 사항은 증권사 별로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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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CFD계좌는 보통 외국인 창구로 집계가 되기 때문에, 거래원을 확인할 때 '외국계 증권사'라고 찍히는 경우 CFD인 경우도 많다.
CFD계좌를 이용하여 작전(?)을 진행하였다면 어떤 식이었을까? 현재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작전 시나리오 - 3~4년에 걸친 작업기간을 거치며, 다단계 기법을 함께 사용
하한가 사태는 작전세력이 물량을 던지면서 나타난 것이라 보고 있다. 이들은 단기간에 가격이 오르게 되면 금감원의 감시망에 걸리기 때문에, 약 3-4년 이상의 작업기간을 두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CFD계좌의 경우 전문투자자 자격이 있어야하므로, 전문투자자 최소 조건을 갖추기 위한 계좌 잔고 및 자산증명이 필요하다. 전문투자자 등록이 가능한 고소득자 회원들을 모집하고, 이들의 명의로 CFD계좌를 개설하여 레버리지를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린다.
또한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 회원이 신규 회원을 추천할 경우에는 수익금을 나누는 방식을 접목하여 다단계 방식으로 운용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작전 시나리오가 언론사에 흘러들어가기 시작하며, 이를 빨리 정리하고자 어제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였다는 것이 현재의 중론이다. 이처럼 작전세력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반대매매와 다른 형태의 하한가
주식 시장에서 하한가가 발생하는 경우는 실제로 '담보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다. 즉,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담보금이 부족하여 자동으로 매물이 출하되며 하한가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연초부터 장의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반대매매가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히나 유동주식 수가 적은 종목
하한가에 이른 종목들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유동주식 수'가 적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 종목들의 자산가치는 충분하지만, 유통수량이 적어서 가격이 쉽게 변한다. 작년 '삼성중공업 우선주'도 엄청난 가격변동이 있었는데, 이와 동일한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종목을 갑자기 대량으로 던진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하한가 사태의 경우에는 개미들에게 물량을 넘기는 다음 스텝을 가지 못하고 급하게 철수한 모양새다. 이러한 과정의 대략은 영화 <작전>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영화 작전에 대해 읽어보기 - 주식 영화 <작전>으로 보는 주가조작
하한가 사태의 여파 - 다른 투자자들의 담보부족 사태 및 증시자금 이탈
현재 가격 변동폭이 30%인 한국 주식시장에서 하한가는 꽤나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30프로의 하한가를 맞고 나면, 해당 종목을 들고 있는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상에서도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맞은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오늘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2차전지의 몰락 조짐이 보이면서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이러한 사태가 불씨를 더욱 크게 지피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한 작전세력이 무너졌다'로 끝나지 않고 금감원에서 자세한 조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최근 주식시장 시황이 불안한 상황 속에서 '판에 대한 신뢰'를 유지해야 자금이탈이 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움직임도 부담스러운 마당에, '작전세력이 해 먹는구나'라고 깨닫는다면 누가 주식시장에 선뜻 들어올까? 주식시장의 관리자는 적어도 이 판이 깨끗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금감원의 조사가 진행된다고 하니 그 결과를 지켜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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