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버블이 있을 때에는 규모가 커지고, 시장에 놀라운 변화들이 찾아온다. 예를들어 무지성 폭주하는 종목들이 등장한다. 물론 해당종목을 들고 있는 주주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모르니까 그런 소리를 한다고 말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반복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지, 그 종목을 모르면서 떠드는 소리는 아니다.
증시자금 현황 - 신용잔고 추이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꺾이기 시작
증시자금은 고객예탁금, 신용잔고 등 몇 가지 종류로 구분을 한다. 이 중에서도 신용잔고는 대표적인 증시 버블의 지표다. 고객예탁금은 즉시 주식시장에 투입 가능한 금액을 의미하지만, 신용잔고는 고객예탁금에 추가적으로 돈을 빌리는 '레버리지' 성격의 금액이기 때문이다.
고객예탁금의 증가가 시장 전체의 사이즈를 키우는 개념이라면, 신용잔고는 추가적인 '버블'의 의미가 강하다. 신용잔고는 시장이 하방으로 전환되고 나면 빨리 갚아야 하는 비용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시장의 하향을 더욱 부추기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2023년 1월 새해 주식시장이 열린 시점부터 신용잔고는 꾸준하게 늘어왔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2023년 1월 5일을 단기 최저점으로 7조 원가량이었던 신용잔고가 4월 24일 10조 5천억에 이를 정도로, 50%가량 늘어났다. 거래소(코스피)의 경우 동일 기간 동안 8조에서 10조 정도로 10%가량 규모가 커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2021년 8월을 기점으로 약 25조에 달하던 신용잔고(거래소 14조, 코스닥 11조)는 전반적으로 내려오기 시작하며 등락을 거듭하다 2023년 1월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신용잔고의 증가와 함께 성장한 종목은 물론 '2차 전지'분야다.
아직은 초입이긴 하지만, 4월 3주를 시작으로 신용잔고의 레벨은 살짝 꺾이기 시작하였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신용잔고는 점차 줄어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 그룹의 놀라운 성장과 반전
에코프로그룹은 2차전지와 관련하여 폭발적으로 주가가 올랐다. 이 와중에 에코프로는 '에코프로 비엠'과 '에코프로 에이치엔'이라는 두 개 사를 더 분할상장하여 자금을 유치하였다.
에코프로는 '그룹'으로 바로 성장하였고, 4월 초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주가상승이 이루어졌다. 특히 눈에 띄게 성장한 부분은 1월부터 4월까지, 앞서 언급한 '신용잔고 상승'시점과 동일했다.
전망이 좋았기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PER는 100배를 넘어섰고, 이를 통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시장 시총 1,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글을 작성하는 2023년 4월 28일 기준으로 두 회사의 시총은 45조 가량 된다. 현재 코스닥 시장 전체 회사의 시가총액이 약 400조 인 것을 감안한다면, 두 회사가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시장의 수급을 모두 끌어감과 동시에 신용으로 외형을 늘리다 보니 불안감은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2023년 4월 28일 현재 코스닥 시총 순위
순위 | 종목명 | 현재가 (2023년 4월 28일) | 시가총액 (억원) |
1 | 에코프로비엠 | 267,000 | 261,130 |
2 | 에코프로 | 730,000 | 194,382 |
3 | 셀트리온헬스케어 | 69,400 | 114,133 |
4 | 엘앤에프 | 265,000 | 95,449 |
5 | HLB | 35,350 | 43,331 |
6 | 카카오게임즈 | 40,350 | 33,259 |
7 | 셀트리온제약 | 81,600 | 32,304 |
8 | JYP Ent. | 90,200 | 32,019 |
9 | 오스템임플란트 | 186,600 | 29,066 |
10 | 펄어비스 | 43,050 | 27,655 |
11 | 에스엠 | 107,200 | 25,547 |
12 | 케어젠 | 212,500 | 22,829 |
13 | 알테오젠 | 43,500 | 22,411 |
14 | 리노공업 | 133,600 | 20,364 |
15 | 포스코DX | 13,240 | 20,129 |
16 | 스튜디오드래곤 | 66,100 | 19,869 |
17 | 천보 | 193,700 | 19,370 |
18 | 위메이드 | 55,600 | 18,791 |
19 | 레인보우로보틱스 | 96,100 | 18,500 |
20 | 카나리아바이오 | 37,900 | 17,762 |
오늘 에코프로의 거래대금은 약 2조 2천억이었고, 에코프로비엠의 거래대금은 약 7천억이었다. 코스닥 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12조 선이다. 이 중에서 3조 원 즉, 25%를 두 종목이 모두 가져간 셈이다.
에코프로그룹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에코프로그룹에 대한 매도 리포트가 점차 나오기 시작하였다. 지난 글에 소개했다시피, 이러한 매도리포트는 조금씩 에코프로그룹에 대한 조정으로 이어졌다.
에코프로그룹과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전망 - 2차전지 관련 주식 전망 - KOSDAQ 900 돌파
그러던 와중에, 4월 27일 에코프로 이동채 대표의 '주주가치를 위해 6천억을 포기한다'는 기사와 함께, 에코프로는 순식간에 가격이 치솟았다. 이런 상황쯤 되면 '블록딜'같은 것으로 거하게 헤쳐먹는 다른 회사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주주들에게 희소식이었지만, 4월 28일 오늘 또 다른 내용이 시장에 돌기 시작하였다.
에코프로비엠의 반전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약 5000주를 직원에게 상여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하였으나, 해당 주식은 최문호 대표 1인이 모두 받았다. 또한, 4월 27일 자로 보유주식 중 2천주를 장내매도 하여 약 5억 원을 현금화하였다.
그리고 이동채 대표의 딸이 임원으로 있는 가족기업에서 보유 중인 에코프로비엠 주시을 장내매도하여 현금을 확보하였다. 또한 이동채 대표가 포기했다는 6천 억도 사실상 회삿돈으로 메꾼 모습이라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판단할지는, 투자자들의 몫이 되었다.
에코프로가 끌어올린 코스닥 지수와 신용잔고
에코프로의 급등으로 코스닥 지수와 신용잔고는 폭증했다. 이제 과연 어디까지 갈지 지켜보아야 할 상황이다.
4월 27일 자의 에코프로 그룹 강세는 '숏커버링'일 가능성이 높다. 28일까지 여전히 주가는 강했지만, 힘이 조금은 빠진 모양새다.
코스닥 지수는 한 회사만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지난 코로나 시기 셀트리온이 성장할 때에는 검사키트와 더불어 반도체 관련기업까지 올라가며 코스닥 전체를 끌어올렸다. 한두 군데가 무너진다고 해서, 시장 전체를 끌어내리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은 어떠한가? 이 비율을 생각해 본다면 5월 코스닥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어렴풋이 길이 보일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