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첨단기업의 상징 '도시바(Toshiba)'가 일본에서 상장폐지된다.

한때 일본 첨단기술의 상징이었던 기업 '도시바(TOSHIBA)'가 2023년 내로 일본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일본 투자자펀드인 일본 인더스트리 파트너즈(JIP)의 공개매수 신청에 약 79%의 주주가 응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전체 주식의 2/3 이상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나머지 주식도 강제매입할 수 있다. 그래서 공개매수 추진자인 JIP는 11월 도시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상장폐지를 추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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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Toshiba)는 어떤 기업?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한화로 약 20조 원 대의 기업이다. 비슷한 사이즈의 한국 기업으로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KB금융, 현대모비스, 셀트리온, 카카오' 등이 있다.
 
도시바의 역사는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학자이자 기술자인 다나카 히사시게가 1875년에 설립한 '다나카 제작소'가 그 원형이고, 이후 일본 최대의 재벌기업인 '미쓰이'에 인수되며 '시바우라 제작소'로 변경되었다.
 
시바우라 제작소에서 독립한 '도쿄전기'라는 백열전구를 생산 회사가 있었는데, 이 도쿄전기와 시바우라 제작소가 1939년 합병하면서 '도쿄시바우라전기 주식회사'가 만들어졌다. 1950년, 정식 명칭을 도쿄(Tokyo)와 시바우라(Shibaura)를 줄여서 도시바(Toshiba)라는 이름으로 변경하였고 1957년부터 해외진출을 시작하였다.
 
1959년 트랜지스터 TV와 전자레인지, 1973년에는 워드프로세서 등을 개발하기도 했고, 1986년 노트북을 최초로 생산하였으며 DVD 플레이어 등 첨단가전제품을 만들어냈다.
 
2015년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하였다. 이때 주력 사업분야들을 매각하였는데, 가전분야는 중국 메이디 그룹(Midea)에 매각되었고, PC 사업분야는 일본 샤프(Sharp)에 매각되었다. 그리고 반도체 분야는 한국의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매각되었다.
 
현재 남아있는 사업분야로는 저장장치(하드디스크) 사업부와 발전소 사업부 일부, 철도 인프라 사업 및 로봇 산업 등이 있다.

상장폐지가 된 이후의 절차는?

도시바의 상장폐지는 주주요청에 의한 상장폐지 즉, 자진상장폐지에 해당한다. 자진상장폐지의 경우에는 주식시장에서 가끔씩 나타나는데,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 회사의 이익금을 주주들에게 나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공개매수를 진행한 JIP는 남아있는 도시바의 핵심사업부를 정리하고 기업가치를 올려 재상장할 것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도시바의 사업분야에서 '로또'로 작용할 만한 부문은 한국의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한 반도체 분야다. 반도체 분야는 현재 키오시아(KIOXIA)라는 회사로 분리하여 운영되고 있으나, 도시바의 지분이 약 40%가량 남아있는 상황이다. 
 
도시바는 키오시아(KIOXIA)가 도쿄증시에 상장되면 매각할 예정이었지만, 웨스턴 디지털(WD)과의 합병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며 경쟁력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 점쳐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큰 이변이 없을 것 같지만, 운이 좋다면 도시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실탄을 제공할지도 모른다.

도시바의 핵심 경쟁력은 어디에 있나? 열차와 로봇분야

도시바는 오랜 기간 뉴욕 타임스퀘어의 광고를 진행했던 기업으로, 1990년대 일본 성장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2000년대 한국과 중국의 백색가전 제작기술이 탁월해지고 소위 ‘갈라파고스’ 같이 고립된 컴퓨터 분야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하였다.

다만, 오랜 기간동안 누적된 기간산업 관련 기술 중에서도 ‘열차’와 관련된 기술이 도시바를 먹여 살리고 있다. 도시바 기업 자체의 열차 관련 기술의 안정성이 높고, 공급기업을 변화시키지 않는 기간산업의 특성이 맞물려 오랜 시간 도시바를 지키고 있는 셈.

이 외에도 산업용 로봇분야에서도 괜찮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도시바의 공개매수 및 상장폐지가 당장 한국으로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도시바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키오시아의 인수합병이 별도로 영향을 줄지 모르는 상황.

키오시아와 관련하여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