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요건'이 종목별 50억으로 상향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0억이었던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50억으로 올라갔는데, 이는 어떤 영향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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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양도세 상향 이유 - 연말 매도랠리를 피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서는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대상 기준 중에서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자본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뿐 아니라, 연말 주식매도 랠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상향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오늘 대주주 기준 완화가 발표되었지만, 어째 시장은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게도 내년 양도분부터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 결국 올해 별로 필요 없다 싶은 주식은 빠르게 처분을 시작하는 것이다. 사실 매도랠리는 진즉 시작했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동안에.
지난 3개월 동안 개인은 이미 코스피에서만 7조 4천억 어치를 팔았다. 그리고 지난 1개월 동안에는 6조 4천억, 지난 1주 동안에는 2조 6천억을 팔았다.
물론 이와 반대로 코스닥에서는 개인은 3개월간 2300억을 샀고, 그 중 1개월 동안 1820억을 샀으며, 지난 일주일 동안엔 2150억을 팔았다. 이건 결국 투자자별 합산 금액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감해서 봐야 할 데이터지만, 12월에 들어서 양 시장 모두에서 이미 '팔자'가 계속 터져 나왔던 것이 현실이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상향은 효과가 있을까?
대주주 양도세 기준 상향은 오늘 시장 움직임에서도 보이다시피, 매도우위의 시장을 벗어나게 만들진 못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12월 21일에 와서야 결정된 늦은 행보 때문이다.
이제 2023년 주식시장은 겨우 4일 남았다. 2023년 주식시장 마지막 거래일이 2023년 12월 28일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을 제외하면 겨우 4일이다. 겨우 4일 남은 주식시장에서 얼마나 큰 방향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심지어 한국시장에서는 모두 연초 배당만 하고 있어서 연말 배당락이 있는 시장이라 쇼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이미 매도랠리가 어느정도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2022년만 하더라도 양도세 완화 이야기가 나오다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그 덕분에 최종 매도랠리가 대주주 기준일 전후로 집중되었다.
그러나 올해같은 경우에는 정부의 선거공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하게 '한다', '만다'를 반복하다 '검토한 바 없다'라는 식의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며 매도랠리를 미리 끌어당겼다. 정부가 결국 양치기소년 놀이를 하는 동안 수많은 개인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셈. 남아있는 3-4일이라는 시간 동안 매수랠리가 터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12월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1조 6천억을 파는 사이, 금융투자기관이 1조 1천억을 매수하였고, 외국인은 5천억을 매수하였다. 이미 우왕좌왕하는 시기에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날름 챙겨갔다는 의미다.
제로섬 게임인 주식시장에서 개인이 저점부터 다져서 올려놓은 물량을 외국인과 기관은 다시 쉽게 내놓을 수 있을까? 그야말로 '앞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거 같다'는 전망이 쇄도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현실에 더더욱 말이다.
양치기 소년을 도와주러 오는 이는 없다.
정부의 정책과 기조는 결국 하나로 정해지고 난 뒤에는 어쨌든 가야한다. 사람의 약속도 '피치 못해 어쩔 수 없다'라고 깬다면, 그다음부터 그 사람과 아무도 거래를 하지 않는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의 결정이 반복된다면 결국 정부의 신뢰성에 금이 갈 뿐이다.
요새 '국장을 하면 바보다'라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해결하지 못하고, 여기서 제도적으로 어떻게든 세금만 거두려고 하는 정부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덕분에 정부가 지켜주는 부동산으로만 돈이 향하고 있고, 그 유동성은 수십 년을 목표로 땅에 묻혀있다.
양치기 소년과는 아무도 거래를 하지 않는다. 미국주식시장 접근성이 더욱 좋아지는 요즘에 과연 누가 한국 주식시장을 시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참고로 양도세 대주주 요건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매도랠리를 막는다? 이미 매도랠리는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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