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한국 AI 관련주가 없는 이유
사실 이제 AI에 대한 전망은 늦은 글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AI에 대해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AI는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특히 투자 분야에서는요? 그리고 이와 더불어 한국 AI 관련주가 없는 이유를 살펴봅니다.
이 글은 조금 어렵게 쓰였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는 가볍게 지나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AI의 본질: 누적된 통계를 이용한 미래 행동예측
많은 사람들이 이 순간에도 AI를 사용하고 있고, 수많은 업체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AI가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는 말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죠.
AI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어떤 분은 체감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I가 대체 무엇이길래 그럴까요? AI는 단어 그대로 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 만들어진 지능을 말합니다. 보통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공상과학 소설에서 나오는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컴퓨터 두뇌를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컴퓨터라니! 신나면서도 두려운 존재죠.
사실 AI 채팅을 진행해 본 사람들이라면 어느정도 느낄 테지만, 생각보다 '멍청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은 '학습량이 적어서'라는 말로 표현됩니다. 한국어 데이터나 한국어 검색량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제한적인 답변만을 내놓는다는 것이죠.
여기서 잠시 힌트를 얻는다면,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AI는 '창의적인 활동'을 한다기 보다는 효율적인 통계검색 프로그램에 가깝습니다. 전 세계 수 억 명의 사람들이 매일같이 누적시킨 30년 이상 분량의 전자기록을 통계적으로 처리하는 프로그램인 셈입니다.
그래서 AI는 자체적으로 실제로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아니고, 단어를 확률적으로 연결시켜 문장을 만들어갑니다. 지금은 점차 그 모델이 '인간답게' 정돈되어 가는 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언어와 관련된 AI 모델이 더 빨리 정교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멍청하다'고 느끼게 될 때에는 AI와의 대화에 사용한 언어를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어도 최근 매우 정교해지고 있지만, 가끔씩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AI의 강점: 자연어를 이용한 명령
현재시점에서 AI의 최대 강점은 자연어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어 명령이 왜 중요할까요?
기계를 움직인다는 것은 매우 단순한 방식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전원을 작동하거나 끄거나 였습니다. 이 방식이 바로 0과 1이라는 디지털 신호의 기초가 됩니다. 그러나 부품이 점차 늘어나면서 전원을 켜고 끄는 방식이 점차 복잡해져 갑니다. 조건부 방식을 적용하며 켜지기도 하고, 꺼지기도 하는 장치가 점차 개발되어 가는 것이죠.
이 덕분에 신호를 입력하는 방식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단순한 On/Off 스위치에서 스위치들이 연결되어 0과 1이라는 신호를 상황에 따라 제어하는 회로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변화합니다. 이 상태에서 더 나아가 키보드를 이용하여 기계에 적당한 조건의 신호를 입력하는 단계로 발전하게 되었죠.
0과 1이라는 숫자 두 개만 가지고 기계와 대화하는 시대는 지나갔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기계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소위 기계의 언어로 통역을 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야 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 문법을 배우고, 이 제한된 문법을 통해 입력을 하여 원하는 동작을 이끌어내는 것이 지금까지의 프로그래밍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AI의 방식에서는 인간의 언어를 그대로 프로그래밍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I가 인간의 언어를 바로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명령을 내리고 있는지 추론하여 출력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죠.
그런 점에서 AI가 등장한 이후 가장 많은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이 '프로그램 개발자' 분야란 것이 쉽게 이해가 됩니다. 비유를 하자면, 프로그램 개발자의 경우에는 컴퓨터와 대화하는 '무당'이었는데, AI 덕분에 누구나 무당이 된 셈입니다. 일반인들도 쉽게 기계와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AI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일까요?
AI가 가져오는 변화의 본질: 격차의 해소
AI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다양합니다. 정보검색부터 프로그래밍 개발 등 기계와의 대화가 더욱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은 본질적으로 교육의 격차를 해소시키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 전망됩니다.
일반적인 '지식'에 대한 교육보다 기계와의 대화가 주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컴퓨터 공학이나 프로그래밍이라는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기계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젠 키보드만 칠 줄 알면,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게 되는 단계에 이르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것이죠.
그럼 이런 발전을 통해 효과를 보는 곳은 어디일까요? 간단한 예상으로는 '교육수준이 가장 낮은 곳'이 될 것입니다. 보통 교육 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에서는 작은 변화에도 큰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항상 0점을 받던 학생이 30점까지 올라가는 건 쉽지만, 90점을 받던 학생이 100을 받기는 어려운 이치와 비슷하죠.
하지만 AI의 경우에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전자기기에 대한 진입장벽은 매우 낮아진 게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교육 수준이 갖춰졌을 때 이를 활용할 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2024년 기준으로 70%에 달합니다. 사실상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곳입니다.
AI는 이러한 사람들의 가능성을 폭발시키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죠. 아마 모든 분야에서 빠른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특히 컴퓨터 사용이 큰 장벽이 되었던 분야에서 가장 빠른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겠습니다.
투자 분야에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접근하기가 어려웠던 '퀀트(Quant)'가 대표적인 케이스가 될 것 같네요. AI를 통해 퀀트 투자에 접근한다거나, 여러 투자방법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방식이 상당히 좋아질 수 있죠.
퀀트에 관해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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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AI 관련 콘텐츠가 가장 많이 생성되고 있는 유튜브와 같은 분야에서도 중간층의 성장이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른 바, 5-60점 대의 콘텐츠들이 8-90점으로 점프를 해버리는 것이죠. 이를 잘 활용하는 상위 1%의 경우에는 99점으로 더욱 간극을 벌려가게 될 것입니다.
AI를 위한 근간기술?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AI가 결국 소프트웨어로 엄청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데, 이 근간기술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드웨어'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차대전을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당시에는 수많은 수학자들이 전쟁에 동원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무기를 개발하기 동원되었지만, 수학자는 왜 동원되었을까요?
사실 수학자들은 '무기개발'이 아닌, 독일의 군사암호 해독을 위해 동원되었습니다. 독일이 개발했던 암호장치 '에니그마'를 역산하여 해독하기 위해서였죠.
이 당시 수학자들은 결국 이 에니그마의 암호화를 풀어내고(복호화)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에니그마와 복호화가 컴퓨터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당시에도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수학계산법'은 현재의 수준으로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데이터의 행렬을 역산하는 '역행렬'을 구하는 공식도 이미 만들어져 있었죠.
하지만 하드웨어가 이를 계산할 수가 없었습니다. 에니그마의 분석 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개발하는 맨해튼 프로젝트에서도 결국 하드웨어의 한계로 인해 천재적인 인간들의 수학계산에 의존한 기록들이 있습니다. 존 내쉬, 폰 노이만 등의 수많은 천재들이 이 당시에 거론됩니다.
결국 수학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받쳐주는 하드웨어가 있어야 했던 것입니다. AI가 등장한 지금에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병렬연산이 가능한 GPU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 가지 모두 어디서 만들어질까요? 결국 기초과학이 베이스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2024년 현재 한국의 컴퓨터 공학 전공자 중에서도 AI 코어기술을 이해하는 인력은 겨우 18%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이 말은 기술에 대한 활용과 응용은 가능하지만, 기반설계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한국에서 AI를 주도하는 기업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글로벌 AI 회사가 요구하는 부품을 납품할 수는 있지만, 이를 초도단계부터 설계하는 기술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엄청난 수준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이를 따라잡을 수 있지만, 현재 한국의 AI 관련 설비와 투자 수준은 처참할 지경입니다.
현재 한국의 1400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H100 GPU의 총 갯수는 2000개가 채 되지 못합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일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GPU가 15만 개라는 점을 비교해 본다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현재 AI 관련 정부예산의 경우에는 미국 140조, 중국 9조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1조 2천억 수준입니다.
이 상태에서 글로벌 리딩이 가능한 AI 회사가 등장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나라지만, 이에 대한 리드기업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는 방산과 조선으로 귀결되는 중입니다. 이러한 난관을 뚫고 뻗어나오는 기업이 과연 탄생할 수 있을까요? 그 길은 조금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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