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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단원제 - 일본투자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규칙

by 중계붕어 202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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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제 - 일본투자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규칙

 

최근 엔화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제품들이 싸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최근 일본 여행 수요도 엄청나게 폭증하였다. 하지만 똑똑한 요즘 사람들은 물건을 사는 데 멈추지 않고 '주식'까지 기웃거리고 있다.

 

기업의 가치는 여전한 상황에서 엔화가 하락했기 때문에 '자동 할인'을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일본 주식에 투자하려면 의아한 제도가 있다.

 

바로 '묶음'으로 주식을 판매하는 단원제다. 이 단원제란 무엇일까? 그리고 이 단원제를 피할 수는 없을까?

나는 한 주를 사고 싶은데, 왜 100주씩 사야 하나? - 단원제도

요즘은 해외투자가 어렵지 않아서 자신의 MTS, HTS에서 바로 주문이 가능하다.

 

그래서 일본 주식이 핫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 주에 1000엔(약 1만 원) 짜리 주식을 사려고 하는데, 10만 엔(약 100만 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바로 일본의 주식 최소매매단위가 100주라는 단원제 때문이다. 대체 이 매매단위가 왜 생긴 것일까?

 

원래 일본의 주식시장에는 8가지의 묶음 단위가 있다. 1주, 10주, 50주, 100주, 200주, 500주, 1000주, 2000주다. 이 묶음의 단위가 생긴 이유는 주주총회 의결권 때문이다. 어떤 회사는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행사하였고, 어떤 회사는 2000주 당 1표의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그래서 이 의결권 단위대로 주식을 사고팔도록 한 것이 단원제의 기초다.

 

주민번호로 모든 기록이 연동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만 하더라도 모든 주주에게 서신을 발송하는 일에 꽤나 큰 비용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의 단위를 정한 셈. 물론 발행주식의 숫자가 상당히 많다는 일본 기업의 특성도 한몫 하지만, 시스템을 잘 변화시키지 않는 일본의 분위기가 이를 부추겼다.

 

단원제가 정착된 계기 - 라이브도어 쇼크

이런 상황에서 2006년 일본에서는 '라이브도어 쇼크'가 터진다.

 

'라이브도어'라는 벤처기업의 주식은 엄청난 주가부양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1주씩 매매가 가능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분식회계, 부정공시 등으로 엄청난 문제에 휘말리게 되었고, 대표가 구속되는 일이 발생하자 도쿄증권시스템이 마비될 정도의 매도가 이루어진 적이 있었다.

 

(이 회사의 대표가 예전에 소개했던 '호리에 타카후미'다. - 내가 가진 돈은 몽땅 써버려라? 돈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책 )

 

내가 가진 돈은 몽땅 써버려라? 돈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책

호리에 다카후미는 일본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자 사업가로 유명하다. 그가 쓴 책 '가진 돈은 몽땅 써라'는 그 제목처럼 가진 돈은 몽땅 쓰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인생관을 풀어낸 책이다. 이 책

hellyeah.tistory.com

 

이 사건을 계기로 도쿄증권거래소는 2007년 주식시장에서의 거래단위를 100주로 통일시키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 100주의 주식매매단위가 결정된 것이다.

 

사실 '라이브도어 쇼크'가 100% 원인이 된 것이라기 보다는 8개의 매매 단위를 통일하려던 찰나에 이 사건이 터진 셈.

 

도쿄의 정치인들 입장에서 라이브도어 쇼크는 '아, 1주 거래는 너무 위험한 것이군' 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되어서 100주라는 단위로 결정을 내리게 된 부분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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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제의 장점과 단점 - 고인 물이 모인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

단원제의 장점을 꼽자면 당연히 회사 차원에서의 주주관리가 편하다는 것이다. 100만 주를 발행한 회사의 경우 100주 단위로 주주를 끊게 된다면 결국 최대 주주의 숫자는 1만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단원제의 경우 한 회사의 주식에 싫으나 좋으나 목돈을 투자하게 된다. 적은 돈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자의 숫자가 적다는 것이다. 현재 주당 몇 천 원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에 사야 하는 금액이 100배이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조금 더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 즉, 신중해지는 것이다. 이 덕분에 주가가 비교적 안정적일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단원제의 단점도 너무나 명확하다. 바로 신규자금, 신규주주가 들어오기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특히나 지갑이 얇은 세대들이 주식투자에 관심을 쏟기가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일본 회사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고자 '액면분할'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주식을 분할하여 최소 투자금액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그래서 신규주주들의 유입을 증가시키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게임회사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역시 10:1 액면분할을 하였고, '유니클로(패스트리테일링)'도 3:1 액면분할을 진행하였다. 건담과 철권 등의 게임으로 유명한 '반다이남코HD'도 3:1 액면분할을 하였다. 그리고 2023년 최대의 주식분할을 한 일본 통신회사 NTT의 경우에는 25:1이라는 엄청난 분할을 하였다.

 

NTT의 25:1 액면분할은 전체 주식수를 25배 하는 것이고, 주당 가격을 1/25로 나누는 것이다. NTT의 액면분할은 주당 가격을 4000엔 (약 4만 원) 대에서 170엔(약 1700원)으로 떨어뜨렸고, 총 주식 수는 900억 주로 불어났다. 기존대로였다면 500만 원에 육박하던 최소투자금액은 이제 10만 원 대로 내려온 셈이다.

 

이러한 액면분할로 인해 새로운 주주들이 유입될 여지도 있으며, 이로 인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여지도 생겨나는 셈이다.

단원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한국 거주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사실 한국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단원제를 피해서 소량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특히 한국 증권사를 통해 해외거래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유일하게 단원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일본의 증권사를 통해 '단원미만주'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단원제로 100주를 구매해야하는 주식을 쪼개서 구매할 수 있지만, 대신 수수료를 더 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 거주자의 입장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세금까지 고려할 경우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주식투자를 결심했다면 단원제를 피한다기보다는 이를 이용하여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겠다.

 

물론 현재 일본에서도 이러한 단원제를 폐지하고 1주 매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계속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신규 투자자들의 유치에 벽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들도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2007년 도쿄증권위원회에서 8가지의 매매단위를 통일시키는 데에 약 10년이 걸렸지만, 이를 1주 매매로 전환하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일본 주식투자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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