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업계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민희진이 뉴진스 계약 해지권을 요구하였다고 알려졌다.
관련기사: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4/05/02/25ZFMM7P3ZGY3LCJMACGOB6QQU/
물론 이에 대해 하이브는 거절하는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
민희진이 기자회견을 한 시점은 이 이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기자회견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뉴진스를 가져가기 위한 초석이 아니었을까 싶다.
민희진 계약 조건 정리내용
민희진과 하이브 간의 계약에 적용되어 있다는 경업금지? 겸업금지 아냐?
인터넷상에 보도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계약 원안: 민희진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한다.
- 그러나 민희진은 세금이 너무 높다고 계약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 그래서 하이브는 스톡옵션이 아니라, 주식 저가매도로 조건을 바꿔주고 풋옵션 행사도 가능하게 해 주었다.
2. 그러나 지난 글에 작성했던 '경업금지' 조항이 있었다.
- 민희진이 풋옵션으로 현금을 챙기더라도, 남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관련업종 근무를 하지 못한다.
-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였다.
3. 이와 더불어 옵션 행사 기준가액인 밸류에이션에 대해 매출 13배가 아니라, 매출 30배로 높여달라고 요구하였다.
- 비상장 주식의 경우에는 시장가격이 없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의 기준은 정하기 나름이다.
- 그래서 현재 뉴진스를 통한 매출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기준가액을 30배로 요청을 하였다.
- 이 경우에는 풋옵션 행사 가액이 두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상황.
4. 하이브는 이에 대해 거절하였고, 민희진은 '내부고발' 등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 하이브는 감사를 하기로 하였고, 이 상태에서 민희진은 기자회견을 실행했다.
보도된 상황만을 보면, 계약상황에 대해 민희진이 불만을 제기하였고 하이브는 계속 협상에 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민희진은 기자회견을 열었을까? 민희진과 하이브의 태도를 통해 짐작해 보는 부분이다.
뉴진스 = 뉴진스 IP와 멤버들의 총 집합체
우선 화두에 오른 뉴진스에 대해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전 세대의 가수와 달리 현재 엔터 비지니스는 조금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에도 수 많은 작곡가들의 이름이 올라있고, 안무나 이미지에도 작가들의 이름이 올라있다. 그리고 멤버들은 그 노래와 안무의 퍼포먼스를 최대로 보여주는 '연기자'들이다.
그래서 뉴진스라는 것은 뉴진스 각 멤버들과 더불어 뉴진스의 IP(춤, 노래, 이미지 등등)라는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디까지를 뉴진스라고 부를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 뉴진스의 멤버들이 뉴진스 노래와 춤을 춘다 = 뉴진스
2. 뉴진스의 멤버 1-2인이 교체되었으나, 뉴진스 노래와 춤을 춘다 = 뉴진스
3. 뉴진스의 멤버 전원이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었고, 뉴진스 노래와 춤을 춘다 =??
4. 뉴진스 출신의 멤버들이 '올드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모여서 다른 노래와 다른 춤을 춘다 =??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이렇게 분할된 개념이 들어있지 않고, 뉴진스와 멤버들을 뭉뚱그려 생각을 한다. 즉, IP와 공연자를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해체된 아이돌 그룹을 보며 '원년멤버로 공연해 주세요!'라는 요청을 하는 이유다.
그러나 법적으로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멤버들이 IP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더걸스 출신이었던 '현아'가 원더걸스 노래를 '비영리'로 가볍게 부를 수는 있지만, 영리 목적의 공연에서는 불가능하다. 동방신기 멤버였던 JYJ 멤버들이나, HOT의 멤버였던 장우혁 등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소속사를 옮긴 그룹출신 가수가 예전 노래로 공연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은 뉴진스도 마찬가지다. 뉴진스가 인기를 끌면서 멤버와 뉴진스에 대한 본디지가 매우 강하게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뉴진스와 그 멤버들은 서로 중요한 축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뉴진스의 멤버들이 중요하지만 그들 역시 어도어를 떠나서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쓸 수가 없다. 이와 반대로 회사의 입장에서도 멤버들이 없이 이름과 노래를 사용하기가 애매해진다.
이런 점을 이해하고 생각해 보면 민희진이 그저 '카톡 사담'이었다고 말하는 탈취 계획이 왜 의미가 있는지 알게 된다. 뉴진스의 한 축인 멤버들을 빼내고, 남은 축(IP)을 사 올 수 있다는 계획인 셈이다.
만약 이게 사담이었다면 '그냥 다 데리고 나갈까?!' 정도에 그쳐야 하지 않을까?
민희진의 '내 새끼'와 하이브의 '언급하지 말자'의 이유?
민희진이 기자회견에서 보인 재미있는 모습 중 하나는 바로 '내 새끼'라는 것이다.
뉴진스의 기획과 디렉팅에 많은 역할을 했다는 것은 충분히 알려져 있지만, 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중에게 뉴진스는 민희진의 것이라는 각인을 시켜버렸다. 뉴진스의 IP를 법적으로 취득한 게 아니라, '정서적'으로 취득해 버렸다.
단순히 뉴진스가 자신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인터뷰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변호사의 디렉팅을 받으며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은 협상수단으로 이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기자회견에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보이는 것이다. 아마도 뉴진스에 '민희진'을 각인시켜서 하이브 혼자 이 IP를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게 가장 큰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민희진은 '내 새끼 뉴진스'라는 스토리텔링을 진행하였고, 하이브는 반박문에서도 '뉴진스 언급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 이슈는 되었겠지만, 당분간 이들이 갈 길이 험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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