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뭐든지 뚝딱 만들어내는 시대가 열리긴 열렸다.
덕분에 A.I. 연산을 처리하는 그래픽카드 - NVIDIA가 무지성 떡상을 하는 시대가 왔다. 원래 3D 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시작된 NVIDIA의 그래픽카드가 이렇게 새롭게 사용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엔비디아 이전의 왕은 부두(3Dfx Voodoo)가 있었지만, 이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아무튼, 엔비디아가 포탈을 뚫어서 열어버린 새로운 시대를 조망해 본다.
포탈을 열어버린 NVIDIA
포탈을 열었다고 표현하면 마블의 어벤저스에 등장하는 이런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영화에서는 대규모 지원군을 집결시키는 역할을 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엄청나게 큰 변화를 맞이하긴 할 거다.
근데 잘 몰라서 그렇지, 사실 A.I. 가 열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포탈은 이미 열리게 되었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며칠 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재미있는 발표를 했다.
그는 놀라운 산업혁명의 시대라는 말을 하면서, AI 시대가 제대로 열렸다는 선언을 하였다.
그렇다면 젠슨 황은 AI시대의 인재는 무엇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지난 15년이 컴퓨터와 대화하기 위해 컴퓨터의 언어를 익히는 '프로그래밍'의 시대였다면, 그는 AI가 발전하면서 그 시대가 끝났다고 표현한다. AI를 이용하면 우리가 쓰는 일반 자연어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직종의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네카라쿠배당토'의 개발자였는데, 젠슨 황의 말은 이제 그 시대가 끝났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게 사실일까 궁금하긴 하다. AI를 이용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할까?
사실 직접 여러 AI를 사용해 본 결과 간단한 수준의 프로그래밍은 오히려 AI가 빠르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수많은 전 세계 개발자들이 쌓아온 질문들과 이를 해결하는 답이 누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AI 자체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제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오버해서, 전혀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모르는 사람도 간단하게 자기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그래서 젠슨 황은 자신도 돌아가면 '생물학'을 배워서 접목시킬 것이란 말을 했다. 생명과학의 발전이 가장 더디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AI관련 기사들을 읽어보면, 의학진단 분야에 있어서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는 말이 많다.
그래서 젠슨 황이 말하는 '생명공학'에 대한 연구도 상당히 의미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가 접목된다면 인체의 작동방식이 명백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생명공학의 시대가 열린 것일까? 프로그래머들은 다 손가락 빨게 될 것인가?
AI가 열어놓은 새로운 미래 - 생물학? 프로그래머의 소멸? 상향평준화로 간다.
전혀 다른 사례지만 AI의 등장과 비교해 볼 수 있는 변화를 잠깐 살펴보자.
몇 해 전, 백종원은 마리텔이란 프로그램에 등장하여 아주 쉽게 요리를 만들어냈다. 시중의 식당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요리 레시피를 쉽고 간편하게 소개하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만능 간장'과 같은 경우는 제품으로 발매되기도 했다. 그의 레시피를 따라 하면 누구나 쉽게 식당 요리를 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일반 식당들은 '백종원 맛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무시를 당했고, 백종원의 프랜차이즈는 승승장구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시점은 어떤가? 백종원 프랜차이즈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분위기와 맛은 평범함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공개한 레시피가 센세이션이었지만, 여전히 외식을 한다. 다만 달라진 것은 사람들의 입맛 수준이다.
AI도 백종원의 등장과 비슷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백종원이 식당 레시피를 쉽게 전해준 것처럼, AI 역시 프로그래밍을 비롯한 각종 작업에 대한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AI는 계속 발전해 가기 때문에 성격이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아직까진 일반 사람들에겐 굉장히 '좋은 도구'가 생긴 수준이다.
이로 인해 분명 프로그래밍 시장은 변화하긴 할 것이다. 어설픈 프로그래밍 수준은 도태되는 시장이다. 즉, 프로그래머의 상향평준화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는 AI를 이용해 수많은 일을 할 것이고, 애매했던 프로그래머들은 점차 없어져간다. 완전 소멸은 아니다. 그들의 가격이 그저 내려갈 뿐.
그러면 젠슨 황의 언급처럼 '생물학'의 시대가 열릴까? 사실 생물학의 시대가 열린다기보다는, AI를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일 분야들이 널리게 될 것이다. 생물학도 그중 한 분야일 뿐이고, 의학 또한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AI가 스스로 다음 세대로 진화하기 전까진 AI를 '어떻게 이용할지' 방향을 잡는 기초학문 분야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근데 그건 AI가 없던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통찰력을 키우는 훈련이 더 필요한 시점이랄까?
사람들이 백종원 레시피를 통해 식당의 맛을 이해하게 되어도, 식당에 가는 것을 멈추진 않았다. 대신 더 맛있다는 게 무엇인지 잘 알게 되었다.
AI의 시대는 인간 자체에 대한 공부가 더 주목받을 시대가 아닐까? 공부하는 책들을 종종 정리해서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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