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이 주식 샀으면 내가 재벌 됐지!
미친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도준(송중기 배우)은 주식투자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나온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산경작가의 동명 웹소설은 이른바 '환생물'의 대표주자였다. 즉, 진도준은 미래의 인물이 인생 2회 차를 살아가기 때문에 가능한 투자를 통해 거대한 부를 쌓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도 가끔씩 내가 이때 이 주식을 샀으면 30배다, 100배다 하며 생각하긴 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이걸 진짜 했다면?'이란 생각으로 볼 수 있어서 더 흥미진진하다. 드라마가 거의 종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재미 삼아 '진도준'의 투자 추정수익을 계산해볼까 한다.
신도시 개발에 따른 부동산 시세차익 - 240억 원 (토지 보상금 140억 + 상업용지 매각 100억)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의 막내손자인 진도준은 할아버지인 진양철에게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분당의 땅을 받는다. 내용 상 진도준은 5만 평을 증여받았는데, 분당 전체 면적을 대략 계산해 보면 약 600만 평이니 분당의 1% 정도를 가지고 있던 셈. 정확한 공시지가로 비교해보고 싶지만, 드라마 상에서 이를 통해 240억을 벌었다고 표현하니 그대로 계산한다.
땅을 증여받은 시점이 13대 대선 직후(1987년 12월)이고, 진도준이 서울대 법대 96학번이므로 약 10년에 걸친 부동산 시세차익이다. 통계청 기록에 따르면 분당의 집값과 땅값은 1987년부터 1989년까지 매년 30~40%씩 뛰었다고 한다.
진도준은 이 돈을 그대로 환전하여 미국 투자를 시작한다. (1996년 평균 원-달러 환율: 805.13원 - 약 3,000만 달러)
영화 투자로 벌어들인 돈 - 투자금 10배
드라마 초반 <타이타닉> 투자를 진행하면서 오세현 대표를 만나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투자규모 등은 나오는 것이 없다. 그저 그 이전에 아버지에게 <나 홀로 집에>를 수입하게 부추겨서 돈을 좀 만지게 하고, 이번에도 <타이타닉>에 투자하게 만든다 정도만 비친다.
<타이타닉>의 경우 엄청난 히트를 했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제작 당시에는 혹평 일색이었다. 제작비가 과도하게 투입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제작사로부터 돈도 끊기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는 1996년 2월 무렵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온다.
<타이타닉>의 총제작비는 약 2억 달러였고, 이후 1997년 전 세계 히트를 치며 2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 당시에는 전국 관객집계가 별도로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관객 수는 알 수 없지만 서울에서만 약 200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진도준의 영화투자 금액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타이타닉>으로 약 10배 정도 수익을 거뒀다는 것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아마존 주식투자로 벌어들인 돈 - 약 10억 달러
중간에 진도준의 파트너 오세현 대표가 미국의 '코다브라'에 투자했다고 언급한다. 투자규모는 나오지 않고, 투자했다고만 언급하는 걸 보면 일부 금액을 넣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저 '코다브라'는 지금 아마존의 전신이라고 알려진 '카다브라'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의 실제 경험담을 볼 때, 상장하기 전 100만 달러의 투자금에 지분 20%를 주었다고 한다. 드라마 속의 타임라인을 비교해서 본다면 아마존은 1997년 상장 후 2000년까지 약 43배($0.09->$3.93)가 오른다.
그리고 진도준은 9/11 테러 직전 미국 투자를 모두 정리한다. 그 당시까지 아마존 주식은 약 0.5달러, 아마존의 시총이 50억 달러 선일 때다. 만약 100만달러 투자에 지분 20%를 모두 챙겼다면 100만 달러가 10억 달러가 되었을 상황이다.
사실 이 투자 하나만으로도 투자계의 전설이라고 떵떵거리며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미라클 투자법인을 통해 벌어들인 돈 - 연평균 20-30% 추정 시 약 7,000만 달러
아마존 투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2,900만 달러를 미국에서 운용했다고 가정한다면 약 7,000만 달러 정도를 추가적으로 번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진도준이 직접 미국 투자를 지휘하지 않았고, 오세현 대표가 미국 투자를 적절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미국 헤지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15%다. 근데 그중에서도 '전설과 같은 수익률'을 보이는 회사들이 약 30% 정도 수익률을 보인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드라마에서는 미라클 인베스트먼트가 월스트리트에서 상당히 유명하다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법인의 수익률을 20~30% 선으로 꽤나 높게 잡아줘야 할 것이다.
이렇게 추산해 볼 때 미라클 투자법인에서 운용된 2,900만 달러는 5-6년 만에 1억 달러 정도가 되었을 것이다. 순수 차익은 약 7,000만 달러 가량. 중간에 IMF를 틈타 한국 기업들을 사들이는 부분도 있어서 수익률은 더욱 높아져야 하지만, 이런 부분은 드라마의 설정상 별개로 봐야 할 것이다.
현재 <재벌집 막내아들>이 진행되는 타임라인 동안 진도준이 벌어들인 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종잣돈 : 부동산 시세차익 240억 원 -> 아마존 투자 : 약 10억 달러 (1조 원) + 투자법인 운영 : 약 1억 달러 (1,000억 원)
거기다 IMF에 따른 달러 환율 변동과, 아버지에게 찍어준 영화 수입은 또 별개다.
이렇게 꿈같은 투자수익률을 보이는 투자가 가능할까? 인생 2회 차는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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