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투자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다 - 당신이 절대 원하는 가격에 매매할 수 없는 이유

by 중계붕어 2025. 2. 3.
반응형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다 - 당신이 절대 원하는 가격에 매매할 수 없는 이유

 

주식시장의 금언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다'라는 말입니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지 못하는 상황을 절묘하게 설명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당신이 절대로 원하는 가격에 주식을 매매할 수 없는 이유를 살펴봅니다.

주식시장의 원리: 기업의 조각을 거래한다.

주식시장의 원리를 아주 단순하게 풀어보자면 기업을 쪼갠 조각을 사고 판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1억짜리를 100조각 냈다면, 한 조각에 100만 원이라는 것은 너무 당연하죠. 하지만 1억이라는 회사의 가치가 수시로 변동하기 때문에 한 조각의 가격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1억짜리 회사가 10억이 된다면, 각 주식의 가격도 10배가 되죠.

 

그런데 대체 누가 1억짜리 회사를 10억짜리로 만드는 것일까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회사가 직접 가치를 키우는 것

먼저 회사가 스스로 10억짜리로 사이즈를 키울 수 있습니다. 자본을 9억 더 넣어서 회사의 사이즈를 키우는 것이죠. 이게 '증자'라는 개념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서 자본금을 늘리는 것이 '유상증자'고, 회사의 이익금을 넣어서 키우는 게 '무상증자'라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유상증자가 된다면 보통 추가되는 9억에 다른 사람들이 끼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원래 주주들이 지니고 있던 주식의 가치는 줄어들게 되죠.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자처럼 무상증자를 한다면 주주의 숫자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 주식의 가치는 높아집니다.

 

물론 회사가 열심히 일을 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매출액을 높이는 것도 회사의 가치를 키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이런 가치변화를 보고 사람들이 '매매'를 하여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진 않습니다.

2) 매매하는 주주들이 가치를 키우는 것

1억 회사가 10억짜리가 되는 또 다른 방법은 바로 주주들이 매매를 하는 것입니다.

 

주식을 들고 있던 사람이 누군가에게 팔았을 때 회사는 그대로 있지만, 회사의 가치와 주식의 가격이 변화합니다.

 

100개의 주식을 100만 원에 사고 팔고 있다면 회사는 1억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누군가가 그저 회사가 좋아 보인다며 1주에 150만 원을 주고 사겠다고 선언하면 가치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거래가 이루어지면 회사의 가치는 1억 5천(150%)으로 상승하게 되죠.

 

이런 상황에서는 팔지 않은 사람들의 주식도 똑같이 150만원이 됩니다. 세상은 그대로지만, 이렇게 회사의 가치와 주식의 가격이 변했습니다.

 

여기에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하거나, 매출을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그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 상황은 변합니다. 누군가가 200만 원을 부르고, 300만 원을 부르며 점차 가격이 높아지죠. 그러다 1000만 원이 되는 순간 매매가 이루어진다면 회사의 가치와 주식의 가격은 10배가 되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구도를 정리하긴 했지만, 결국 위의 두 가지가 혼재되어 현재의 주식시장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회사의 가치가 변하게 되죠.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다.

매수와 매도에 대한 이 말은 참 명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회사에 대해 여러 정보를 종합하여 분석해보면, 결국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가치가 나오게 됩니다. (ex: 시총 2천억, 시총 5천억 등)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고, 현재 그 가치보다 아래 가격이라면 계속 주식을 매수하면 됩니다.

 

그래서 주식을 조금 공부해보면 '기술적 매수'라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보다 싸다면 무조건 사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해진 가격에 도달하면 그때부터 주식을 팔면 됩니다. 아주 깔끔하게 떨어지죠.

 

하지만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여기서 이상하게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떨어지면 더 떨어질 것 같고, 오르면 더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욕심을 부리면서 쉽게 주식을 팔지 못합니다.

 

그래서 훨씬 더 오르는 주식을 미리 팔아서 후회하거나, 자신이 생각한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버리는 경우가 많죠. 매도는 예술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왜 사람들에게는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요?

당신이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지 못하는 이유

1) 가치 산출의 오류

사람들이 생각하는 회사의 가치는 정말 제각각입니다.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은 매 분기 만들어내는 매출액으로 보고, 어떤 사람은 순익으로 산출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매출이나 순익이 없더라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에 적정 가치를 계산하기도 하죠. 이도 저도 모르겠다? 그럴 땐 실제로 경쟁사의 주가를 참고하기도 합니다.

 

즉,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에게 각자 기준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 A: 매출액이 1000억이니, 이 회사는 5천 억 짜리야.
  • B: 순익이 200억이니, 이 회사는 3천 억 짜리야.
  • C: 이번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으니, 이 회사 6천 억 짜리야.

위와 같이 어떤 회사에 대해 가치 산출을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현재 회사 시총이 1천 억이라면 세 사람 모두 주식을 매수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총이 3천 억이라면 어떨까요? A와 C는 주식을 사겠지만, B는 주식을 사지 않을 것입니다. 시총이 5천억 일 때는 C만 사게 되겠죠.

 

저 세 사람의 각각 기준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 사람의 가치산출 기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매수하고, 누군가는 매도합니다.

 

PER, PBR 등의 다양한 기준이 존재하지만, 그 주식의 적정가치를 알려주는 절대적인 지표는 없습니다. 지표는 그저 후행하기 때문에 현재 가격을 설명해 줄 뿐이죠. 

 

아래의 한 예를 보겠습니다. 2015년에는 PER -35, 2016년에는 -47, 2017년에는 -26, 2018년에는 다시 -58로 하락하는 종목이 있다면 과연 당신은 어떤 가치판단을 내릴까요?

2024, 2023, 2022, 2021, 2020, 2019, 2018, 2017, 2016, 2015 PER 표

 

심지어 2020년에는 PER이 927이 되었고, 24년 말 이 주식의 PER은 182 입니다. 이 종목은 테슬라(TSLA)입니다.

 

이 엄청난 PER 변화를 예시로 가져온 이유는 테슬라의 주가 변화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2015년 주가는 겨우 10달러 대였고, 2020년 연말에는 240달러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그 가격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트럼프 당선 이후 테슬라 강성주주들은 지금도 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 합리적 매매자들이 모인 비합리적 시장  

주식시장에 모인 매매자들은 모두 '합리적 선택(Rational Choice)'을 합니다. 비싸보이면 팔고, 싸 보이면 사거나 보유한다는 간단한 원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다만, 이 '싸다, 비싸다'의 기준이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시장은 비합리적이 됩니다.

 

주식은 쌍방에서 사고 팔아야 거래가 됩니다. 주식을 파는 사람은 지금 이 주식이 '비싸다'라고 생각하지만, 주식을 사는 사람은 이 주식이 '싸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합리적 판단에 따라 매매하고 있지만, 둘 다 상대방이 '비합리적'이어야 성립하는 이상한 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통 성공적인 주식 매매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라 표현합니다. 이 말을 다시 풀어보면, 본인의 시선에서 '합리적인 내'가 '비합리적인 타인'을 찾아서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것입니다.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나의 현명함과 상대방의 우둔함을 거래하는 곳이 주식시장입니다. 그 시장에서 내가 대단한 현자인지, 내가 바보일지는 결국 시간이 알려줄 뿐이죠.


최근 다루었던 한 종목의 토론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게시판 분위기를 보아하니, 몇 년째 이런 글을 반복하며 올리는 것 같더군요. 물렸다는 것은 나의 합리적 판단이 옳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이 글을 올린 분이 과연 '물렸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물렸다면 잘 탈출하셨길 바랄 뿐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로켓처럼 끝없이 올라가는 주식이 아니고서야, 누군가는 '물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얼마나 빨리 뛰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옆 사람보다 빨리"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주식시장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주식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옆 사람보다 빨리 뛰는 연습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반응형

댓글


##네이버서치## ##네이버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