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의 가계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가계도
한국 재벌기업 중에서 조금 독특한 지위의 회장이 있다고 한다면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다른 재벌기업과 달리 유독 '의리파'인 모습들이 보여 '인간적이다'라는 평가를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일가 가계도를 소개합니다.
한화그룹의 시작 - 김종희 회장이 설립한 한국화약
한화라는 이름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한화라는 이름이 '한국화약'의 줄인 말이라는 것을 전해주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화는 폭발물인 화약을 만드는 한국화약에서 시작하였고, 그 기원은 일제강점기 회사였던 조선화약공판주식회사에서 시작합니다.
한화그룹의 창업주인 김종희가 1942년 조선화약공판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하며 화약과 인연을 맺습니다. 해방 이후, 이 회사의 지배인이 된 김종희는 미군정과 화약을 거래하며 성장을 시작하였습니다. 6.25 전쟁이 터지자 부산으로 피난을 떠났던 김종희는 1952년 10월 부산에서 '한국화약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조선화약공판을 인수하고 본격적인 '한국화약'의 운영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화약은 설립 초기 화약이라는 생산물자의 특성상 군부대와 거래를 하는 군수산업(방위산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제일화재와 같은 금융업(보험사)을 인수하면서, 타 분야로의 사세를 확장하기 시작합니다. 경인에너지를 설립하여 정유산업을 시작하였고, 1970년대에는 대일유업(현 빙그레)을 인수하고, 서울플라자호텔을 설립하면서 대기업에 이르게 됩니다.
이 시기까지 한화를 설립하고 이끌었던 인물이 김승연 회장의 아버지인 김종희 회장입니다.
한화그룹 창업주 - 김종희 회장 (1922-1981)
한화그룹의 외형을 성장시킨 김종희 회장은 1976년 서울 시청 앞의 프라자호텔의 설립까지 빠른 성장을 일궈내다 1981년 당뇨와 합병증으로 투병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58세에 사망하였습니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다이너마이트 개발에 성공하여 한국의 노벨이라는 별칭이 있었습니다. 스스로는 화약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켰기에 '화약쟁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김종희 회장의 성격도 의리를 중시하는 성격이었다고 하며,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도 12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그의 깍듯한 성격 덕분에 절친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김종희 회장은 1977년 다이너마이트를 옮기던 기차가 이리역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즉시 대국민 사과와 90억 원의 사재를 동원하여 복구에 전력을 다 했다고 합니다. 1970년대 90억 원은 현재 약 5천억에 육박하는 금액이라고 추정됩니다.
김종희 회장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큰 딸을 비롯한 세 자녀 모두 공군장교로 복무하였습니다. 한화그룹이 군수산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그의 의리 넘치는 성격에서 비롯된 결과일 수도 있겠습니다.
1. 장녀 김영혜 - 남편 이동훈
김종희 회장의 장녀 김영혜는 1971년 공군장교로 복무한 적 있습니다. 그녀의 남편인 이동훈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아들입니다. 이동훈의 형제 이동욱이 SK그룹의 창업주인 최종건의 딸과 결혼하여 한화그룹과 SK그룹은 친척이 됩니다.
이들은 김종희 회장이 1960년대 인수한 제일화재를 물려받아 경영하였습니다. 제일화재는 1991년 한화에서 계열분리하여 2000년대 초까지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메리츠화재가 M&A를 추진하자, 한화생명으로 다시 합병되며 없어졌습니다.
김영혜는 그 후 독극물과 위험물 등 특수화물 분야 전문회사인 '한익스프레스'를 인수하여 차남인 이석환과 그의 가족들에게 지분을 넘겼습니다. 한익스프레스는 한화 계열사의 위험물을 운반하며 높은 이익을 냈지만,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장남 이재환 - 서울 및 경기권의 주유소와 충전소를 운영하는 회사인 동일석유의 이사입니다. 이재환은 CJ 그룹 손경식 회장의 장녀 손희영 동덕여대 시각디자인과 교수와 결혼하여, CJ 그룹과 한화가 사돈지간이 되고 있습니다. 손희영 교수의 아버지 손경식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의 처남입니다. CJ 그룹 이재현과는 외사촌이 됩니다. 삼성의 이재용과도 먼 친척이 되는 셈이죠.
- 차남 이석환 - 현재 '한익스프레스'를 물려받았습니다. 원래 대표이사였지만, 24년 8월 26일 자로 32억 원을 회사에서 지급받고 대표이사에서 사임하였습니다. 한익스프레스의 부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영혜 씨의 지분을 상속하면서 부인인 김소연, 자녀들인 이아윤, 이채윤 양의 이름이 모두 공개되었습니다. 이석환은 1994년 롯데가 신격호의 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장남인 신동학과 함께 도산대로 한복판에서 운전자를 폭행했던 사건으로 유명세를 떨친 바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 38명이 사망한 한익스프레스의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로 인해 다시 매스컴에 오른 바 있습니다.
- 삼남 이준환
- 사남 이지환
삼남 이준환과 사남 이지환의 경우 별도의 정보가 없습니다. 동일석유와 같은 회사의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롯데가의 가계도
2. 장남 김승연 - 현재 한화그룹 2대 회장
김종희 회장이 1981년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남에 따라, 김승연 회장은 29세의 젊은 나이에 한화그룹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김종희 회장 사망 당시 군복무 중이던 김호연은 군대 전역 후, 상속 다툼을 벌이게 되었고 1990년대에 빙그레를 가지고 독립하게 되었습니다.
김종희 회장의 한화그룹이 1990년대에 제일화재, 빙그레로 분할되었지만 제일화재는 2008년 다시 한화로 돌아오게 됩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의 확장을 계속 이어갔고, 현재에 이르게 되어 경영능력 또한 인정받는 편입니다. 하지만 자식과 싸움이 붙었던 술집 직원들을 직접 주먹으로 팼던 2007년 보복 폭행 사건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죠.
하지만 천안함 피격 당시, 장병 관련자를 직접 채용하여 지원하거나, 2014년 한화건설 이라크 공사 현장을 방문할 때 600인분의 광어회를 직접 떠서 가져갔던 의리있는 모습으로 인해 '의리의 아이콘'이라는 모습으로 기억되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게다가 본인도 복싱을 비롯한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한화 이글스에 대한 꾸준한 지원 뿐만 아니라 최근 e스포츠에도 지원함에 따라 젊은 층에 더욱 호감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10월에 열리는 불꽃축제에서는 화약을 아끼지 않고 터뜨리는 화려한 불꽃쇼로 서울 시민들을 즐겁게 하기도 하죠.
김승연 회장은 세 명의 아들을 두었고, 각각 한화그룹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세 아들 모두 공군장교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군생활을 정상적으로 마쳤습니다.
- 장남 김동관 - 현재 한화그룹을 이어갈 후계자로 지목되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출신으로 공부는 물론 성품까지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재벌가 집안에서 모두 사윗감으로 노렸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입니다. 두 동생과 달리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착실한 성품의 후계자로 성장하였습니다. 2019년 입사동기와 비공개로 결혼하여 한 명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삼성의 이재용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차남 김동원 - 현재 한화생명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형과 마찬가지로 예일 대학교를 졸업하는 등 공부에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마초 흡입과 교통사고 도주, 김승연 회장이 직접 '주먹으로 팼던' 2007년 보복 폭행 사건 등 많은 사건에 연루되었습니다. 현재 한화의 e스포츠 관련 투자가 김동원에 의해 진행된 부분이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삼남 김동선 - 현재 한화호텔부문의 부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미국 아이비리그인 다트머스 대학교를 졸업하였고, 특이하게도 마장마술로 2006년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병역을 마쳤습니다. 승마선수로 실력이 탁월하여,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을 1개 획득하였습니다. 하지만 큰 형과 달리 각종 폭행사건과 불손한 태도로 인해 구치소 생활을 한 이력도 있고, 이로 인해 체육연금은 지급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입니다.
동생들인 김동원과 김동선의 경우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된 적이 많은 문제아들이지만, 김동관에 대해서는 두말없이 따른다는 말도 있습니다. 너무나도 바르게 자란 김동관 그 자체로 인해 한화그룹의 미래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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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차남 김호연 - 빙그레 회장
김종희 회장이 1973년 인수한 '대일유업'은 1972년 미국 퍼모스트 멕킨사와 기술제휴를 하며 아이스크림을 판매하였습니다. 그렇게 개발한 첫 번째 아이스크림이 바로 1974년에 출시된 투게더입니다.
1981년 김종희 회장 사망 후, 1982년 대일유업은 빙그레로 이름을 완전히 바꾸며 한화그룹 계열사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야구단의 이름도 '빙그레 이글스'습니다. 그러나 김호연 회장이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원으로 학업을 계속하던 중, 김승연 회장과의 상속 분쟁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김종희 회장이 아무런 유언없이 사망하는 바람에, 가족 인감을 김승연 회장이 관리하였던 것이 도화선이었습니다. 김호연 회장은 자신의 몫으로 약속된 상속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김승연 회장과 직접 대립하기 시작하였고 소송전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1992년 4월 13일 김호연 회장은 김승연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1992년 8월 김호연 회장에게 빙그레 경영참여를 제안하며 싸움이 중단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화그룹 비자금이 적발되면서 김승연 회장은 김호연 회장의 내부고발이라 생각하며 두 사람은 완전히 갈라서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빙그레 이글스의 이름도 한화 이글스로 교체되었고, 두 사람의 싸움은 길어져 갔습니다. 하지만 1995년 3월 할머니 장례식을 시작으로 어머니의 칠순잔치에서 극적으로 화해하며 상속을 정리하게 됩니다.
김호연 회장은 1995년부터 빙그레를 독립하여 운영하다 2008년 부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2010년 충남 천안 을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이후 2012년 선거에 패배한 뒤, 2014년부터 빙그레 회장직에 복귀하였습니다.
부인은 백범 김구의 손녀인 김미씨로, 1983년 결혼하여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 장남 김동환 - 2024년 3월 빙그레 사장으로 승진하였으나 최근 음주 난동 및 경찰 폭행으로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 장녀 김정화 - 두 형제와 함께 각각 1/3씩 보유하고 있는 '제때'라는 회사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제때'는 물류회사로 빙그레의 일감 몰아주기 형태로 회사의 외형을 키우고 있어 꼼수 상속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차남 김동만 - 2020년 빙그레가 인수한 해태아이스크림의 전무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시밤바'와 같은 마케팅을 주도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욕설과 비슷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의 창업주 김종희 회장의 형제들과 가족들은 국회의원 등의 정치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무래도 군수사업을 운영하면서 연결된 것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 김승연 회장의 동생인 김호연 회장도 직접 국회의원을 했던 것처럼, 다른 기업가들과 달리 정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은 특이한 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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